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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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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대법원은 민사조정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합의금 지급 재원인 아파트 시행 사업 양도대금의 지급시기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사안에서, 이를 곧바로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공소외인은 약정금 5억 4,000만 원 청구소송과 가압류를 제기한 뒤 피고인들과 4억 원 지급 및 소 취하·가압류 취하를 내용으로 조정하였고, 원심은 피고인들이 지급 의사·능력 없이 공소외인을 기망하여 채무 감액 이익을 얻었다고 보아 유죄를 인정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조정절차에서 소송사기를 유죄로 인정하려면 주장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거짓이고 그 인식이나 증거조작 등이 인정되는 등 범죄 성립이 명백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는 적극적 기망행위가 확인되지 않고, 공소외인이 법률전문가의 조언과 소송대리인의 참여 아래 조정에 응한 사정 등을 고려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2020도10330 선고 2024.01.25 판결 마지막 업데이트 2026.06.02

기본 정보

법원
대법원
사건번호
2020도10330
사건구분
도
선고일
2024.01.25
상단 광고
상단 광고
목차 사실관계 판단 결과 핵심 쟁점 판례 포인트 자주 묻는 질문 판결 내용 관련 법령 관련 판례

사실관계

정리된 사실관계가 없습니다.

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소송사기죄를 조정절차에서 인정할 때 요구되는 엄격한 판단 기준
  • 민사조정 과정의 허위 또는 과장된 언행이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조정채무자가 조정 이후 주된 채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은 사정만으로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이나 손해 발생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합의금 지급 재원의 지급시기를 명확히 고지하지 않은 행위가 기망행위가 되는지 여부
  • 공소외인이 법률전문가의 조언과 소송대리인의 참여 아래 조정에 응한 사정의 의미

판례 포인트

  • 소송사기는 민사재판제도와 민사조정제도의 위축 가능성 때문에 범죄 성립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쉽게 유죄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 조정절차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다소간의 허위나 과장이 일반 거래관행과 신의칙상 허용 범위 안에 있으면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볼 수 없다.
  • 조정 성립은 채무 이행기뿐 아니라 소송비용, 제재수단, 잠재적 분쟁 해결, 집행권원 확보 등 여러 이해득실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아야 한다.
  •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이 참여한 조정에서는 당사자가 조정조건의 이해득실을 검토하고 응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
  • 조정채무 불이행 사실만으로 조정 당시 기망행위, 신의칙상 주의의무 위반,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 발생을 단정할 수 없다.
  •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양도대금 지급시기를 설명하지 않은 사정만으로 공소외인에 대한 기망행위나 손해 발생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자주 묻는 질문

Q 민사조정에서 지급 재원이나 지급 시기를 명확히 말하지 않으면 소송사기죄가 성립하나요?

A 대법원은 조정절차에서 한 말이 일부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아파트 시행 사업 양도대금의 지급 시기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지만, 허위 서류 제출이나 위증 교사 같은 적극적 기망행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 사정만으로 공소외인을 기망했다거나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Q 소송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려면 어떤 정도의 증명이 필요한가요?

A 대법원은 소송사기를 쉽게 유죄로 인정하면 민사재판제도가 위축될 수 있으므로 엄격하게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주장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거짓이고 피고인도 이를 인식했거나 증거 조작이 인정되는 등 범죄 성립이 명백해야 합니다. 이 기준은 민사조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Q 민사조정에서 다소 허위나 과장이 섞인 말도 사기죄의 기망행위가 될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조정절차에서는 당사자들이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면서 어느 정도 허위나 과장이 섞인 언행을 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그 언행이 일반 거래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범위 안이라면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구체적인 언행의 내용과 절차 전체의 사정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Q 조정 합의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정상대방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나요?

A 대법원은 조정채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조정상대방에게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거나 조정성립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발생했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조정에는 집행권원 확보, 소송비용 처리, 잠재적 분쟁 해결 등 여러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한 경우에는 당사자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조정에 응한 것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Q 2020도10330 사건에서 대법원은 왜 원심의 사기 유죄 판단을 파기했나요?

A 대법원은 원심이 조정절차에서의 소송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했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공소외인은 사채 중개업을 하던 사람이고 변호사를 선임해 조정절차에 참여했으며, 조정조항에는 금전지급 외에 비밀유지의무와 손해배상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사정상 공소외인이 단순히 피고인들의 말만 믿고 조정에 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Q 채권자가 변호사와 함께 민사조정에 참여한 사정은 소송사기 판단에 영향을 주나요?

A 대법원은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해 조정이 성립한 경우, 당사자가 부수적 사정까지 고려해 이성적으로 판단한 결과로 볼 여지가 더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공소외인은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민사소송과 조정절차에 임했습니다. 그래서 공소외인이 피고인들의 언행만을 믿고 조정에 응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Q 약정금 5억 4천만 원을 4억 원으로 감액한 조정이 사기 피해로 인정되었나요?

A 공소사실은 피고인들이 공소외인을 속여 약정금 5억 4천만 원을 4억 원으로 감액받아 1억 4천만 원 채무를 면제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들의 기망행위와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을 쉽게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원심의 유죄 판단은 파기되어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환송되었습니다.

판결 내용

사기

[대법원 2024. 1. 25. 선고 2020도10330 판결]

【판시사항】

소송사기죄 적용의 엄격성 및 소송사기를 유죄로 인정할 수 있는 경우 / 소송당사자들이 조정절차를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다소간의 허위나 과장이 섞인 언행을 한 경우, 이러한 언행이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한정 소극) / 조정에 따른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피고가 조정성립 이후 청구원인에 관한 주된 조정채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조정성립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서,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게 되면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성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소송절차를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민사조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소송절차나 조정절차에서 행한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피고인이 그 주장이 명백히 거짓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하였음이 인정되는 때와 같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소송당사자들은 조정절차를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다소간의 허위나 과장이 섞인 언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언행이 일반 거래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통상의 조정절차에서는 조정채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수단뿐만 아니라 소송비용의 처리 문제나 청구취지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잠재적 분쟁에 관한 합의내용도 포함될 수 있고, 소송절차를 단축시켜 집행권원을 신속히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도 있다. 소송당사자가 조정에 합의한 것은 이러한 부수적 사정에 따른 이해득실을 모두 고려한 이성적 판단의 결과로 보아야 하고,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하여 조정이 성립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조정에 따른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피고가 조정성립 이후 청구원인에 관한 주된 조정채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조정성립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참조조문】

형법 제347조 제1항

【참조판례】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공2004하, 1277)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변 호 인】

법무법인 청률 담당변호사 김태창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법 2020. 7. 10. 선고 2019노1916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공소외인은 피고인 1이 작성한 지급확약서(작성일자가 2005. 4. 16.로 기재되어 있다)에 따른 약정금 5억 4,0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자 2015. 10. 23. 부산지방법원에 피고인 1 등을 피고로 하여 약정금 5억 4,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피고인 1이 대표이사인 ○○건설 주식회사(이하 ‘○○건설’이라 한다)가 가지고 있는 토지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과 피고인 1, ○○건설이 피고인 2가 대표이사인 주식회사 △△개발(이하 ‘△△개발’이라 한다)과 주식회사 □□종합건설(이하 ‘□□종합건설’이라 한다)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양도대금채권을 가압류하였다.
피고인들은 공소외인과 분쟁이 계속되면 피고인들이 진행하는 부산 남구 ◇◇동 소재 아파트 시행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여 위 아파트 준공예정일인 2019. 5. 이후에야 □□종합건설로부터 양도대금을 받아 합의금을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신속히 합의금을 지급하겠다고 기망하여 공소외인과 합의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1은 2016. 4. 무렵 공소외인에게 "약정금 4억 5,000만 원을 판결을 통해 받으려면 2심을 거치는 등 몇 년이 걸릴 것이다. 합의해 주면 2016. 5. 말 ◇◇동 아파트 분양을 할 예정인데 그때는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분양을 마친 후 2016. 6. 말에 합의금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고, 피고인들은 2016. 4. 13. ◇◇동(상호명 생략)커피숍에서 공소외인에게 "피고인 1과 피고인 2가 대표이사인 △△개발이 연대하여 2016. 9. 말까지 2억 원, 2016. 12. 말까지 1억 원, 2019. 7. 말까지 1억 원 합계 4억 원을 지급하겠으니 약정금 청구를 취하하고 가압류 신청도 취하해 달라."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종합건설로부터 아파트 분양 후가 아니라 아파트 준공 후부터 5개월 이내에 양도대금을 받기로 하였고, 달리 재산이 없어 3억 원이라는 거액을 2016. 12. 말까지 마련할 수 없었으므로 공소외인과 합의하더라도 합의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공소외인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공소외인과 2016. 4. 13. 위 커피숍에서 ‘피고인 1, △△개발은 연대하여 공소외인에게 4억 원을 지급하되, 그중 2억 원은 2016. 9. 말까지, 1억 원은 2016. 12. 말까지, 1억 원은 2019. 7. 말까지 지급하고, 공소외인은 약정금 소를 취하하고 각 가압류 신청을 취하한다.’는 내용으로 합의하고, 2016. 4. 25. 14:30 무렵 부산지방법원 조정실에서 공소외인으로 하여금 합의 내용으로 조정에 응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공소외인으로부터 약정금 5억 4,000만 원을 4억 원으로 감액받아 피고인 1이 1억 4,000만 원 채무를 면제받았다.
 
2.  원심 판단의 요지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들은 △△개발이 2016. 12. 말까지 3억 원을 마련할 방법이 없어 피해자에게 합의금을 제때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공소외인을 기망하여 합의 및 조정에 응하게 하여 피고인 1이 1억 4,000만 원의 채무를 면제받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유죄로 인정하였다.
 
가.  □□종합건설은 당시 공소외인과 법적 분쟁에 휘말리는 것 자체를 우려하고 이러한 우려를 피고인들에게 표시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들이 공소외인과 조속한 합의를 할 유인이 존재하였다.
 
나.  피고인들은 당시 △△개발이 □□종합건설로부터 위 아파트 사용승인 이후에 양도대금을 지급받기로 한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합의 당시 약속한 지급기한에 맞추어 위 양도대금을 수령할 수 있는 것처럼 믿게 하였다.
 
다.  공소외인은 피고인 1로부터 10년 이상 채권 회수를 하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 2가 운영하던 △△개발의 연대보증 여부뿐만 아니라 연대보증한 금액의 지급시기도 중요하게 생각했을 것이어서, 별다른 자산이 없었던 △△개발이 □□종합건설로부터 사업권 양도대금을 지급받기로 한 시기가 2019년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피고인들과 소송상 합의 및 조정을 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3.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소송사기는 법원을 속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서,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게 되면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 참조). 이러한 위험성은 당사자 간 합의에 의하여 소송절차를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민사조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존재한다. 따라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소송절차나 조정절차에서 행한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피고인이 그 주장이 명백히 거짓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하였음이 인정되는 때와 같이 범죄가 성립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면 이를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소송당사자들은 조정절차를 통해 원만한 타협점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하여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다소간의 허위나 과장이 섞인 언행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언행이 일반 거래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허용될 수 있는 범위 내라면 사기죄에서 말하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통상의 조정절차에서는 조정채무 불이행에 대한 제재수단뿐만 아니라 소송비용의 처리 문제나 청구취지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잠재적 분쟁에 관한 합의내용도 포함될 수 있고, 소송절차를 단축시켜 집행권원을 신속히 확보하기 위한 목적에서 조정이 성립되는 경우도 있다. 소송당사자가 조정에 합의한 것은 이러한 부수적 사정에 따른 이해득실을 모두 고려한 이성적 판단의 결과로 보아야 하고, 변호사 등 소송대리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하여 조정이 성립한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조정에 따른 이행의무를 부담하는 피고가 조정성립 이후 청구원인에 관한 주된 조정채무를 제때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거나 조정성립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쉽사리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이 인정된다.
1) 피고인들이 위 조정 당시 지급하기로 한 금전의 지급 재원이 될 아파트 시행 사업 양도대금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것 이외에, 소송자료로 허위의 서류를 제출하거나 위증을 교사하는 등의 적극적 기망행위를 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다.
2) 공소외인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청구원인은 작성일자가 2005. 4. 16.로 기재되어 있는 지급확약서에 따른 약정금 지급청구권이다. 그런데 지급확약서의 실제 작성일은 2009. 12. 무렵으로서, 지급확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작성일자와 사이에 4년 이상의 시간적 간격이 있고, 공소외인의 지급확약서 작성 경위에 관한 진술도 일관되지 않는다.
3) 공소외인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 10년 이상 피고인 1에 대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공소외인은 2005. 4. 무렵 피고인 1에게 금전을 지급할 당시 이미 사채 중개업을 하고 있었고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민사소송 및 조정절차에 임하였다.
4) 위 조정 당시 합의된 조정조항에는 피고인 1의 공소외인에 대한 금전지급의무와 △△개발이 피고인 1과 연대하여 금전지급의무를 부담한다는 내용 외에도, 공소외인이 금전지급 합의에 대하여 절대적 비밀유지의무를 부담하며, 의무 위반으로 인한 피해를 피고인 1에게 보상하여 준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5) 위 조정조항에 따르면, 피고인 1이 부담하는 금전지급의무의 최종 이행기는 2019. 7. 31.인데, 이는 피고인들이 추진하던 시행 사업으로 건설될 아파트의 사용승인 시기와 근접하여 있다. 그리고 공소외인은 △△개발로부터 시행 사업을 양수한 □□종합건설로부터 위 최종 이행기 무렵 300,373,400원을 수령하기도 하였다.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본다.
공소외인은 사채 중개업을 하던 사람으로서, 채권 회수를 위한 민사소송이나 조정절차에 관하여 어느 정도의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그 소송대리인이 조정절차에 참여하였으며, 합의된 조정조항에는 피고인 1의 금전지급의무 이외에 공소외인의 비밀준수의무와 손해배상의무도 함께 정해져 있었다. 그렇다면 공소외인은 자신의 이해득실을 충분히 고려한 후 내린 이성적 판단의 결과로 위 조정에 응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고, 단순히 피고인들의 언행만을 믿고 선뜻 조정에 응하였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공소외인이 민사소송을 제기할 무렵까지 약 10년 이상 피고인 1에 대한 채권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조정 당시 3회로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한 약정금의 최초 분할지급기한과 마지막 분할지급기한이 3년가량이나 떨어져 있는 점이나 조정성립 당시 기한이익 상실에 관한 합의는 존재하였으나 지연이자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함이 없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과 공소외인이 조정성립 당시 집행권원 획득이나 자력이 있는 △△개발의 연대지급의무 부담 이외에 약정금의 지급시기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조정 당시 공소외인에게 합의된 금전의 지급을 위한 유일한 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아파트 시행 사업 양도대금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명확히 고지하였어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2016. 12. 말까지 공소외인에게 3억 원을 지급할 의사와 능력이 없음에도 그와 같은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것처럼 공소외인을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들이 민사소송의 조정 과정에서 공소외인에게 아파트 시행 사업 양도대금의 지급시기를 설명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공소외인에 대한 기망행위가 성립하였다거나 그로 인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피고인들의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조정절차에서의 소송사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의 범위
위와 같은 이유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부분과 일죄의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5.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경환(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관련 법령

형법 제347조 제1항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7124 판결 서울동부지법 2020. 7. 10. 선고 2019노191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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