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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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의 범위
- 보험자가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 명시·설명의무 이행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
- 피보험자가 운전 가능한 모든 차량의 종류와 용도를 고지해야 한다는 점이 설명의무의 대상인지 여부
- 질문표의 부동문자 기재, 기명날인, 서명만으로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의무 이행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계약 해지 및 보험금 지급 거절의 적법성
판례 포인트
-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관하여 보험자 및 보험모집인은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부담한다.
- 보험자가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 명시·설명의무 이행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자에게 있다.
- 고지의무의 존재와 효과가 상법에 규정되어 있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이 고지의무 대상인지는 각 보험계약의 내용과 관계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진다.
- 업무수행 과정에서 가끔 회사 소유 자가용 화물차를 운전하는지 여부까지 질문사항에 빠짐없이 기재해야 한다는 점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설명 없이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질문표 하단의 부동문자, 기명날인, 서명 또는 작성자 불명의 자필 기재만으로는 구체적인 설명의무 이행을 곧바로 인정하기 어렵다.
- 원심은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전에 보험자의 설명의무가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이행되었는지를 충실히 심리·판단했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보험사가 차량 종류 고지의무를 설명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 거절 사유로 주장할 수 있나요?
대법원은 보험자가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명시·설명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그 약관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운전 가능한 모든 차량의 종류와 용도’를 빠짐없이 기재해야 하고 누락 시 보험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쉽게 예상되는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설명의무를 실제로 이행했는지를 더 심리해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회사 임직원 상해사망보험에서 자가용 화물차 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고지의무 위반인가요?
대법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항이 고지의무 대상인지는 보험계약의 내용과 관계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진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대표자가 평소 자가용 승용차 외에 업무 중 회사 소유 자가용 화물차를 가끔 운전하는지까지 고지해야 한다는 점을 보험계약자가 설명 없이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전에 보험사의 구체적 설명이 있었는지 먼저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했다는 점은 누가 증명해야 하나요?
대법원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 이행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자에게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보험자나 보험모집인은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보험사가 고지의무와 그 효과를 실제로 설명했는지 충분히 심리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질문표에 계약 전 알릴 의무 위반 시 계약해지 문구가 인쇄되어 있으면 설명의무가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이 사건 질문표 하단에 계약해지 등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인쇄 문구와 기명날인·서명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설명의무 이행을 쉽게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질문표의 답변과 체크 표시가 모두 인쇄되어 있어 회사가 직접 작성했다고 보기 어렵고, 작성 경위를 확인할 자료도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부 자필 문구도 누가 작성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습니다.
대법원 2023다293620 판결은 왜 원심을 파기환송했나요?
대법원은 원심이 보험사가 고지의무와 관련한 설명의무를 이행했다고 본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보험사는 운전 가능한 모든 차량을 빠짐없이 기재해야 한다는 점과 누락 시 계약해지 및 보험금 미지급이 가능하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원심은 그 설명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아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보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판결 내용
채무부존재확인
【판시사항】
[1] 보험자에게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 및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경우,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명시·설명의무의 이행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보험자)
[2] 甲 보험회사가 乙 주식회사와 乙 회사 임직원의 상해사망사고를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에 기재된 ‘피보험자가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와 용도’에 대한 답변으로 ‘승용차(자가용)’에만 체크 표시가 되어 있었는데, 피보험자인 丙이 차종과 용도를 ‘자가용 화물차’로 등록한 乙 회사 소유의 차량을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고, 이에 乙 회사가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甲 회사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한 사안에서, 甲 회사나 甲 회사의 보험모집인으로서는 ‘丙이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 및 용도’와 관련하여 운전 가능한 모든 차량을 빠짐없이 기재하여야 한다는 점이 보험계약의 인수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으로서 甲 회사에 고지되어야 하고, 이를 고지하지 않을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민사소송법 제288조[증명책임]
[2] 상법 제638조의3 제1항, 제651조,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1814, 31821 판결, 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다291449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소명 담당변호사 김찬수 외 9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양 담당변호사 설창환)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3. 10. 12. 선고 2023나20062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2019. 5. 16. 피고 회사와 ‘(보험계약명 생략)’ 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그중 상해사망 담보는 피보험자인 망인 등 피고 회사의 임직원 5명이 보험기간 중 상해사고로 사망한 경우 피고 회사에 보험가입금액(2억 원 또는 1억 원)을 지급하는 것을 보장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나.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작성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의 서면(이하 ‘이 사건 질문표’라 한다) 기재 제2항의 질문사항은 ‘피보험자가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와 용도’ 등을 묻는 것인데, 이에 대한 답변으로 ‘승용차(자가용)’에만 체크 표시가 되어 있다.
다. 망인은 2021. 2. 26. 그 차종과 용도를 ‘자가용 화물차’로 등록한 피고 회사 소유의 스타렉스 차량(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을 운전하던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라.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기하여 망인의 상해사망에 따른 보험금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원고는 망인의 이 사건 차량 운행과 관련한 고지의무 위반을 들어 피고 회사에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를 통보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였다.
2. 설명의무 위반 관련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 회사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망인이 운전하는 차량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구분 기재하여야 하는 등의 고지의무와 관련된 설명을 들었다고 보아 이 사건 보험계약이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보험자 및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지는데, 이는 보험계약자가 알지 못하는 가운데 약관의 중요한 사항이 계약 내용으로 되어 보험계약자가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피하고자 하는 데에 그 근거가 있다. 약관에 정하여진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내용이거나 별도의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에 대하여는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인정되지 않지만, 이와 같이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험자가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를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21. 8. 26. 선고 2020다29144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명시·설명의무의 이행에 관한 증명책임은 보험자에게 있다(대법원 2004. 9. 23. 선고 2004다31814, 31821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에 이르기까지 제출된 증거 등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고지의무의 존재와 그 효과에 관하여 상법 제651조에서 규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항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지는 각 보험계약의 내용과 관계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다.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이 피고 회사가 그 임직원 5명의 상해사망사고를 담보하는 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대표자인 망인이 평소 운전하는 자가용 승용차 이외에 업무수행 과정에서 가끔 회사 소유 자가용 화물차를 운전하는지 여부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된다거나 이를 게을리할 경우 계약을 해지당할 수 있으므로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와 용도’를 묻는 질문사항에 대해 망인이 운전할 수 있는 모든 차량을 빠짐없이 기재하여야 한다는 사정은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자 측의 설명 없이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상해사망 담보의 보험가입금액에만 차이가 있을 뿐인 피고 회사의 다른 임직원들은 이 사건 질문표의 질문사항에 대한 답변 자체를 요구받지 않았음에도 망인과 함께 이 사건 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되었다. 나아가 피고 회사와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위와 같은 내용의 고지사항을 충분히 잘 알고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나 원고의 보험모집인으로서는 이 사건 질문표 기재 제2항의 질문사항인 ‘망인이 운전하는 차량의 종류 및 용도’와 관련하여 운전 가능한 모든 차량을 빠짐없이 기재하여야 한다는 점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인수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항으로서 원고에게 고지되어야 하고, 이를 고지하지 않을 경우 보험계약이 해지되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나) 이 사건 질문표 하단에는 피고 회사가 원고의 보험대리점 소속 보험모집인으로부터 이 사건 질문표에 기재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계약해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이 부동문자로 인쇄되어 있고 그 아래에 피고 회사의 기명날인 및 망인의 서명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질문표에 기재되거나 표시되어 있는 답변은 체크 표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인쇄된 것이므로 피고 회사가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구체적인 작성 경위를 확인할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이 사건 질문표 중 "보험설계사에게 구두로 고지하더라도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아 향후 계약이 해지되는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라는 문구에 일부 자필로 기재되어 있는 부분이 있으나, 피고 회사는 해당 부분의 필적이 대표자인 망인의 것이 아니라고 다투고 있고 이를 기재한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된 바 없다.
3)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차량 운행과 관련한 고지의무 위반을 인정하기에 앞서 위 고지의무와 관련한 원고의 설명의무가 보험모집인 등에 의해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이행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등을 보다 충실히 심리·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 사정에 기초하여 원고가 고지의무와 관련한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보험계약 체결에 있어 고지사항의 설명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 회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