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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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횡령죄에서 재물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해야 하는지 여부
-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계약 외에 사무관리, 관습, 조리, 신의칙 등으로도 성립할 수 있는지 여부
-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이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여야 하는지 여부
- 망인 명의 계좌를 관리하던 사람이 망인 사망 후 상속인을 위하여 예금 상당 금원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지 여부
- 경합범 중 일부 유죄,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무죄 부분만 검사가 상고한 경우 상고심의 파기 범위
판례 포인트
- 횡령죄의 위탁관계는 사용대차, 임대차, 위임 등 계약관계에 한정되지 않고 조리나 신의칙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다.
- 타인을 위한 보관관계의 원인이 반드시 소유자의 명시적 위탁행위일 필요는 없다.
- 망인의 위임으로 계좌 통장, 현금카드, 도장 등을 보유하며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한 사람은 망인 사망 후에도 상속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할 지위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
- 망인의 사망으로 기존 위임이 종료되더라도 민법상 위임사무 처리로 받은 금전 기타 물건의 반환의무가 문제 될 수 있고, 곧바로 형법상 위탁관계가 종료된다고 볼 수 없다.
- 상속인이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계좌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던 사람의 보관자 지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 경합범 중 무죄 부분만 검사가 상고하고 유죄 부분은 쌍방이 상고하지 않은 경우, 상고가 이유 있더라도 파기 범위는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
자주 묻는 질문
사망한 사람의 계좌를 관리하던 사람이 상속인 동의 없이 돈을 인출하면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인정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망인의 위임으로 통장, 현금카드, 도장 등을 보유하며 계좌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던 사람이 망인 사망 후에도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상속인을 위해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상속인과 명시적 계약이나 위탁행위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부정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횡령죄에서 위탁관계는 반드시 계약이나 소유자의 직접 위탁으로만 성립하나요?
대법원은 횡령죄에서 재물 보관은 위탁관계에 기초해야 하지만, 그 위탁관계가 반드시 사용대차, 임대차, 위임 같은 계약으로 설정될 필요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무관리, 관습, 조리, 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고, 타인을 위해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이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일 필요도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망인이 사망하면 계좌 관리 위임이 끝나므로 횡령죄의 보관자 지위도 사라지나요?
대법원은 망인의 사망으로 기존 위임이 종료되었다고 보더라도, 계좌 관리자가 위임사무 처리로 받은 금전이나 물건 등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그 사정만으로 피해자인 상속인과의 형법상 위탁관계까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망인 계좌에서 2억 5천만 원을 출금·이체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왜 원심 무죄를 파기했나요?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은 망인이 사망한 다음 날 망인 명의 계좌에서 1,5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고 2억 3,500만 원을 피고인 1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공소제기되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 2가 상속인을 위해 계좌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원심이 위탁관계를 부정한 것은 법리오해와 심리미진이라고 보아 무죄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상속인이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면 계좌 관리자에게 횡령죄 위탁관계가 부정되나요?
대법원은 피해자인 상속인이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계좌 관리자의 위탁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2가 망인의 위임에 따라 통장, 현금카드, 도장 등을 보유하며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면,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상 상속인의 재산을 보호하거나 관리하는 지위가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경합범 사건에서 일부 무죄 부분만 검사가 상고하면 대법원 파기 범위는 어디까지인가요?
대법원은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여러 범죄사실 중 일부 유죄,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무죄 부분에 대해서만 검사가 상고한 경우, 상고하지 않은 유죄 부분은 상소기간 도과로 확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무죄 부분 상고가 이유 있더라도 파기 범위는 무죄 부분에 한정된다고 판시했습니다.
판결 내용
횡령·사전자기록등위작교사·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교사·사전자기록등위작·위작사전자기록등행사
【판시사항】
[1] 횡령죄에서 재물의 보관은 위탁관계에 기인할 것을 요하는지 여부(적극) 및 위탁관계의 발생 원인 / 횡령죄에서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로 인한 것임을 요하는지 여부(소극)
[2] 항소심이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상고하지 아니한 경우, 상고심에서 이를 파기할 때의 파기 범위(=무죄 부분)
【참조조문】
[1] 형법 제355조 제1항
[2] 형법 제37조, 제38조, 형사소송법 제384조, 제391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공1985, 1363), 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공1987, 1751),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공2014상, 793) / [2] 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공1992, 951),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공2007하, 1203)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상 고 인】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김진오 외 2인
【원심판결】
서울북부지법 2025. 4. 1. 선고 2024노267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부분 공소사실 요지
망(亡) 공소외 1(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4. 4. 26.경 서울 중랑구 (주소 1 생략)에 있는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서 사찰을 운영하였던 사람이고, 피고인 1은 2016년경부터 망인의 상좌로 ‘(사찰명 생략)’에서 지내오다가 망인의 사망 이후 ‘(사찰명 생략)’의 주지승려로 취임한 사람이며, 피고인 2는 2000년경부터 ‘(사찰명 생략)’의 원주로서 망인의 지시에 따라 망인 명의 ○○은행 계좌(이하 ‘이 사건 망인 계좌’라 한다)를 관리하였던 사람이다.
망인이 2022. 3. 22.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하자, 피고인들은 피고인 2가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을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 공소외 2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음에도, 계좌의 통장, 현금카드, 비밀번호 등을 가지고 있는 것을 기화로 이를 임의로 출금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22. 3. 23. 09:36경 서울 중랑구 (주소 2 생략)에 있는 ‘○○은행 △△△지점’에 함께 방문하여, 피고인 2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보관된 돈 중 1,500만 원을 수표로 출금하여 피고인 1에게 건네주고, 2억 3,500만 원을 피고인 1 명의 ○○은행 계좌로 이체하였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고인 2가 망인의 상속인인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던 돈 합계 2억 5,000만 원을 횡령하였다.
2. 원심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에 대한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3. 대법원 판단
가. 관련 법리
횡령죄에서의 재물의 보관은 재물에 대한 사실상 또는 법률상 지배력이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그 보관이 위탁관계에 기인하여야 할 것임은 물론이나, 위탁관계는 반드시 사용대차·임대차·위임 등의 계약에 의하여 설정될 것을 요하지 아니하고, 사무관리·관습·조리·신의칙 등에 의해서도 성립될 수 있다(대법원 1987. 10. 13. 선고 87도1778 판결, 대법원 2014. 2. 27. 선고 2011도4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횡령죄에 관해서 타인을 위하여 재물을 보관하게 된 원인은 반드시 소유자의 위탁행위로 인한 것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대법원 1985. 9. 10. 선고 84도2644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2는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따른 위탁관계에 의하여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을 피해자를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계약관계나 명시적인 위탁행위가 없었다거나, 피해자가 은행에 예금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1)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으로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연결된 통장, 현금카드, 망인의 도장 등을 보유하면서 계좌에 입금된 돈을 보관하고 있었다.
2) 망인이 2022. 3. 22.경 사망함에 따라 상속인인 피해자는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상속하였다. 피고인 2는 망인의 위임에 따라 계좌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자로서 조리 또는 신의성실 원칙에 비추어 피해자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3) 원심판단과 같이 망인의 사망으로 피고인 2와 망인 사이의 위임이 종료되었다고 보더라도, 피고인 2로서는 민법 제684조 제1항에 따라 위임사무의 처리로 인하여 받은 금전 기타의 물건 등을 반환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대법원 2007. 2. 8. 선고 2004다64432 판결 참조), 피해자와 형법상 위탁관계까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
4) 그럼에도 피고인 2는 망인이 사망한 다음 날인 2022. 3. 23.경 피고인 1과 함께 이 사건 망인 계좌에 입금된 돈 중 합계 2억 5,000만 원을 출금하거나 개인계좌로 이체하는 등으로 처분하였고, 이에 관하여 피해자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
다. 소결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 2와 피해자 사이에 횡령죄의 위탁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단에는 횡령죄의 위탁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파기 범위
원심이 경합범으로 공소제기된 수 개의 범죄사실 중 그 일부에 대하여 유죄,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무죄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유죄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상고하지 아니한 경우, 그 유죄 부분은 상소기간의 도과로 확정되는 것이므로 무죄 부분의 상고가 이유 있는 경우에도 그 무죄 부분만이 파기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도1402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도7473 판결 등 참조).
5.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