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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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의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의 의미
- 진단서나 정신감정 외에 범행 경위, 행동, 연령, 지능, 교육 정도 등 기록상 사정으로 심신장애 의심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 피고인의 심신장애 상태가 공판심리단계의 방어권 행사 능력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지 여부
-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고 공판절차를 진행한 원심의 위법 여부
- 필요적 변호 사건에서 변호인 없이 이루어진 공판절차상 소송행위의 효력
판례 포인트
-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는 객관적 자료로 심신장애를 확신하거나 추단할 수 있는 경우뿐 아니라, 기록상 제반 사정에 비추어 방어권 행사 곤란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도 포함한다.
- 피고인의 범행 당시 심신장애가 공판심리단계에도 계속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면 필요적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 성도착장애, 경도 지적장애 수준의 지능, 사회적응능력 수준, 치료 이력, 동종 범행 반복 등은 심신장애 의심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다.
- 필요적 변호 사건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한데도 변호인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하면 형사소송법 위반으로 위법하다.
-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무효로 보아야 하며, 판결에 영향을 미친 절차 위반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심신장애가 의심되는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으면 재판 절차가 위법한가요?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의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에 해당할 여지가 충분한 사건에서는 국선변호인 선정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성도착장애 진단, 낮은 지능 수준, 치료 이력 등이 있었고 공판 단계에서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문제 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소송절차 위반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는 진단서나 정신감정이 있어야만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진단서나 정신감정 등 객관적 자료가 있는 경우뿐 아니라, 범행 경위와 방법, 범행 전후 행동, 피고인의 연령·지능·교육 정도 등 기록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으로 의식상태, 변별능력,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저하된 상태로 의심되고 방어권 행사에 우려가 있으면 ‘심신장애의 의심’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기록과 소명자료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자사우나에 몰래 들어가 자위행위를 한 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사건에서 대법원은 왜 원심을 파기했나요?
피고인은 여자사우나 안으로 몰래 들어가 입구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공판을 진행했지만, 대법원은 피고인의 성도착장애, 지능 수준, 치료 이력 등을 고려하면 심신장애 의심이 있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원심의 공판절차가 형사소송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해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원심이 심신미약을 인정했더라도 국선변호인 없이 진행한 공판은 문제가 되나요?
이 사건 원심은 범행 당시 피고인이 성도착장애로 사물 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고 인정해 형을 줄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공판심리 단계에서도 그 상태가 계속되어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심신미약을 인정했는지와 별개로, 필요적 변호 사건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데도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절차가 문제 되었습니다.
성도착장애와 낮은 지능 수준은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이 판례에서 제1심 정신감정은 피고인을 성도착장애로 진단했고, 전체지능지수는 경도 지적장애 수준, 사회지수는 경계선 수준이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정신질환, 지능 및 사회적응능력 수준, 치료 이력과 동종 범행 내용을 종합하면 원심 공판 단계에서 방어권을 효과적으로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국선변호인 선정 여부는 개별 사건의 기록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함께 보아 판단됩니다.
판결 내용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
【판시사항】
[1]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반드시 선정해야 하는 사유로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의 의미 및 피고인의 의식상태나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저하된 상태로 의심되어 피고인이 공판심리단계에서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이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2] 피고인이 여자사우나 안으로 몰래 들어가 그곳 입구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범행 당시의 심신장애 상태가 원심 공판심리단계에서도 계속되어 피고인이 공판심리단계에서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의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데도,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원심판결에 법령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12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82조
[2] 헌법 제12조 제4항,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8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9도8531 판결(공2019하, 2071)
【전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권순명
【원심판결】
인천지법 2023. 5. 19. 선고 2022노2538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사소송법 제33조는 헌법 제12조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보장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공판심리절차에서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일정한 경우에 직권 또는 피고인의 청구에 의한 법원의 국선변호인 선정의무를 규정하는 한편(제1항, 제2항), 피고인의 연령·지능 및 교육 정도 등을 참작하여 권리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도 피고인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항). 그리고 형사소송법 제282조는 제33조 제1항의 필요적 변호 사건과 제2항, 제3항에 따라 국선변호인이 선정된 사건에 관하여는 변호인 없이 개정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와 형사소송법에 국선변호인 제도를 마련한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법원이 국선변호인을 반드시 선정해야 하는 사유로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라 함은 진단서나 정신감정 등 객관적인 자료에 의하여 피고인의 심신장애 상태를 확신할 수 있거나 그러한 상태로 추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 경우는 물론, 범행의 경위, 범행의 내용과 방법, 범행 전후 과정에서 보인 행동 등과 아울러 피고인의 연령·지능·교육 정도 등 소송기록과 소명자료에 드러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의식상태나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 행위통제능력이 결여되거나 저하된 상태로 의심되어 피고인이 공판심리단계에서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포함한다(대법원 2019. 9. 26. 선고 2019도8531 판결 참조).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인은 2019. 8. 28. 여자화장실 용변칸에 들어가 나체 상태로 약 35분간 머물렀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이라 한다) 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 등으로 2020. 6. 10.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나. 피고인은 위 범행 이후인 2019. 10. 15. 비정상적 성적 충동, 불안 및 우울 증세로 정신과적 상담 및 약물치료를 시작하여 2021. 12. 17.까지 지속적인 치료를 받았다. 피고인을 진찰한 의사 김경진이 작성한 2021. 11. 2. 자 진단서에는 병명으로 ‘(주상병)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부상병) 상세불명의 불안장애’가 기재되어 있으며, 치료 내용 및 향후 치료에 대한 소견으로 ‘본인의 비정상적 성적 충동으로 인한 행동에 대한 후회 및 우울한 기분 등을 주소로 치료 중으로 위범행동에 대한 자책감이 지속되고 있으며 병적 충동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로 초진일 이후 계속적으로 치료 중이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다. 피고인은 2021. 3. 18. 나체 상태로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용변칸 안에 있던 여성을 문틈 사이로 쳐다보면서 자위행위를 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고인은 성폭력처벌법 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죄 등으로 2021. 12. 15.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
라. 피고인은 위 판결 선고 직후인 2021. 12. 21. 여자사우나 안으로 몰래 들어가 그곳 입구에서 자위행위를 하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 이러한 성폭력처벌법 위반(성적목적다중이용장소침입)의 공소사실로 2021. 12. 31. 피고인에 대하여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되었다.
마. 제1심은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을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 국립법무병원 소속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소외인은 피고인을 ‘성도착장애(관음도착장애, 물품음란장애)’로 진단하면서 ‘피고인은 전체지능지수(IQ)가 65 정도로 경도 지적장애 수준에 속하고, 사회연령(SA)은 14세 2개월, 사회지수(SQ) 78.8로 경계선 수준에 속하며, 피고인의 의식은 명료하고 지남력은 보전되어 있으나 성도착장애로 인하여 성적 충동을 통제하지 못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고, 재발 방지를 위하여 입원 및 약물치료 등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바. 제1심은 2022. 7. 6. 피고인의 심신미약 주장을 배척한 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피고인을 징역 6월 등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사.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만 심신미약에 관한 법리오해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원심은 2023. 4. 28.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않은 채 공판기일을 진행하고 변론을 종결하였다.
아. 원심은 2023. 5. 19.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이 성도착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음을 인정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을 징역 4월 등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3.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 알 수 있는 이 사건 범행 및 동종 전과범행의 내용, 피고인에 대한 정신의학과 의사의 진단결과와 치료 기간·내용,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결과에서 확인되는 피고인의 정신질환, 지능 및 사회적응능력 수준 등 제반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범행 당시의 심신장애 상태가 원심 공판심리단계에서도 계속되어 피고인이 공판심리단계에서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할 우려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의 ‘심신장애의 의심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282조, 형사소송법 제33조 제1항 제5호에서 정한 필요적 변호 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한 이 사건에서,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은 피고인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지 아니한 채 공판절차를 진행한 원심의 조치는 그 소송절차가 형사소송법에 어긋나 위법하고, 위와 같이 위법한 공판절차에서 이루어진 소송행위는 무효로 보아야 한다.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가 법령을 위반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