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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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자살 면책조항이 있는 사망보험계약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자살이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는지
-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 우울병 등 진단과 치료 이력이 있고 증상과 자살 사이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살 무렵 상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 망인의 내원 중단, 근무태양, 가족과의 대화, 자살 방식 등을 이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불능 상태를 부정할 수 있는지
- 원심이 보험자 면책조항에 따라 피고의 보험금지급의무를 부정한 판단에 법리오해 및 심리미진이 있는지
판례 포인트
- 자살 면책조항이 있더라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외래적 요인에 의해 사망의 직접 원인행위가 이루어진 경우 보험사고로 볼 수 있다.
- 정신질환에 따른 자살인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와 진행경과, 자살 즈음의 구체적 상태, 주변 상황, 자살 무렵 행태, 자살의 동기·경위·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우울병 등의 진단과 상당 기간 치료 이력이 있고 증상과 자살 사이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특정 시점의 행위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가능 여부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 겉으로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사정은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를 인정하는 근거가 아니라, 경우에 따라 사망 결과나 주변 상황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충동적 자살의 정황이 될 수 있다.
- 이미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뒤 매듭을 묶어 목을 매는 방식으로 자살하였다면 그 방식만으로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 없다.
-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의 자해행위에 대한 공무상 재해 인정과 보험약관상 면책 예외사유가 거의 일치한다는 사정이 판단에서 고려되었다.
- 보험자 면책조항 적용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의학적·전문적 자료에 관한 충분한 심리가 필요하다.
자주 묻는 질문
우울증으로 자살한 경우에도 사망보험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자살이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정해져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외래적 요인으로 사망에 이른 경우에는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중증 우울에피소드 진단, 항우울제 투약, 반복된 자살 시도와 입원치료 권고 등이 중요하게 고려되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치료 경과와 자살 무렵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2다293531 보험금 사건에서 원심판결이 파기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원심은 망인이 내원 중단 후 근무태양에 큰 변동이 없고, 사망 전날까지 여동생과 대화했으며, 매듭을 묶어 목을 맨 방식이 충동적이지 않다고 보아 보험금 지급의무를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중증 우울에피소드 치료 경과, 두 차례 자살 시도, 죽음을 생각하는 반복적 언행 등을 충분히 종합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정 시점의 행위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가능성을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우울증 자살에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했는지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와 진행 경과, 자살 무렵의 구체적 상태, 주변 상황, 자살의 동기·경위·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우울병 등으로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았고 증상과 자살 사이 관련성이 있어 보이면, 자살 무렵의 전체 양상과 일련의 과정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특정 행동 하나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입니다.
자살 전 카카오톡 대화나 정상 근무가 있었다면 보험금 청구가 어려운가요?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사망 전날까지 여동생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했거나 내원 중단 후 근무태양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가능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오히려 겉으로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점이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른 정황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런 사정은 다른 의학적·심리적 자료와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되어야 합니다.
자살 방법이 계획적으로 보이면 보험자의 자살 면책이 인정되나요?
원심은 완강기에 줄을 걸고 매듭을 묶어 목을 맨 방식이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미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뒤 그런 방식으로 자살했다면, 그 방식만으로 자유의지에 따른 행동이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살 방법도 고려 요소이지만, 전체 치료 경과와 정신상태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공무원 순직 인정은 자살 보험금 사건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 사건에서 망인의 사망은 2022년 9월 2일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순직으로 인정되어 원고에게 순직유족급여 승인결정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의 자해행위 인정 기준이 이 사건 보험약관의 면책 예외사유와 거의 일치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판단할 때 고려된 사정 중 하나입니다.
판결 내용
보험금
【판시사항】
[1]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더라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경우, 그 사망이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 주의하여야 할 점
[2] 甲이 자살 1년 전부터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등 진단을 받아 항우울제 등을 투약받았고, 두 차례에 걸쳐 자살을 시도하였으며, 그로 인해 입원치료를 강력하게 권고받던 상황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언행을 반복하다가 내원을 중단하였고, 5개월 후 스스로 목을 매어 사망한 사안에서, 甲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큰데도, 甲의 내원 중단 이후 근무태양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거나 사망 전날까지 여동생과 대화한 내역에서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사정과 매듭을 묶고 목을 매어 자살한 방식 등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주된 이유로 甲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상법 제659조 제1항, 제732조의2
[2] 상법 제659조 제1항, 제732조의2
【참조판례】
[1]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공2021상, 479),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전문】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마중 담당변호사 김용준 외 7인)
【피고, 피상고인】
농협손해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한별 담당변호사 김성민 외 4인)
【원심판결】
서울서부지법 2022. 10. 21. 선고 2022나4396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관련 법리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서 자살을 보험자의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의 결과를 발생케 한 직접적인 원인행위가 외래의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그 사망은 피보험자의 고의에 의하지 않은 우발적인 사고로서 보험사고인 사망에 해당할 수 있다.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자살자의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그 정신질환의 발병 시기, 그 진행경과와 정도 및 자살에 즈음한 시점에서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싸고 있는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 자살자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자살의 동기, 경위와 방법 및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 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그 상황 전체의 양상과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2. 4. 선고 2017다281367 판결, 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38800 판결 등 참조).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망 소외인(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이 2020. 5. 7.부터 2021. 1. 29.까지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진단으로 항우울제 등 투약치료를 받긴 하였으나, 그로부터 사망일인 2021. 6. 17.까지 사이에는 별도의 정신과적 치료를 받은 내역이 없어 우울증이 악화되었다고 볼 사정이 없고, 그 기간 동안 근무태양에도 변동이 없었다고 보이는 점, 망인이 사망 전날까지 여동생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한 내역에서도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은 점, 망인이 아파트 완강기에 줄을 걸어 매듭을 묶고 목을 매어 자살한 방식에 비추어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인 행위라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들어,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1) 망인은 2020. 5. 7. 정신병적 증상이 없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진단을 받아 사망 5개월 전인 2021. 1. 29.까지 항우울제 등을 투약받았고, 2020. 5. 1.과 2020. 6. 1. 두 차례에 걸쳐 목을 매어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있으며, 위 각 자살 시도 전후로 담당의사로부터 사고 가능성이 있으니 입원치료가 필요하다는 강력한 권유를 받기도 하였다.
2) 망인은 위 기간 중 담당의사와의 상담 과정에서 "병원에 입원할 바에는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든다. 물러날 곳이 없다. 가족 생계도 달렸다.", "죽지 않고 살아서 다시 버텨도 내 인생은 답이 없을 것 같다.", "모든 게 재미가 없다.", "나에게 인생의 기쁨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생긴다."는 등의 발언을 하였고, 마지막 내원일인 2021. 1. 29. "내가 견딘다고 한들 달라질 게 없는 인생"이라고 언급한 후 내원을 중단하였다가 2021. 6. 17. 스스로 목을 매어 사망하였다.
3) 이와 같이 망인이 자살 1년 전부터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등 진단을 받고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한 이력이 있는 점, 그로 인해 입원치료를 강력하게 권고받던 상황이었고, 상담 과정에서는 정신적·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하여 죽음을 생각하는 언행을 반복한 점, 사망 전 내원을 중단한 기간 동안 그 증상이 더욱 악화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크다.
4) 실제로 망인의 사망에 대하여는 2022. 9. 2. 공무원 재해보상법에 따른 순직이 인정되어 그 모친인 원고에 대한 순직유족급여 승인결정이 있었는데, 공무원 재해보상법상 자해행위가 원인이 된 사망 중 예외적으로 공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정신적 이상 상태에서의 자해행위는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에서 정하는 면책 예외사유와 거의 일치한다.
5) 반면 망인의 내원 중단 이후 근무태양에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거나 사망 전날까지 여동생과 카카오톡으로 대화하였다는 등 겉으로 보기에 이상 징후가 없었다는 사정은 오히려 자신의 행동으로 발생할 사망의 결과나 그로 인한 주변 상황의 변화를 예측하였다고 볼 수 없는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자살에 이른 것으로 볼 만한 정황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진 이후 매듭을 묶어 목을 매는 방식으로 자살한 것이라면 이를 자유의지에 의한 행동이었다고 볼 수도 없다.
나.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들을 면밀히 살펴 종합적으로 고려하거나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하였다고 볼 만한 의학적·전문적 자료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를 거치지 않은 채, 판시와 같은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주된 이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정함으로써 보험자 면책조항에 따라 피고의 보험금지급의무를 부정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보험계약 약관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