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캣로그
판례 / 손해배상청구의소·손해배상청구의소
판례 정보 서울고등법원 민사

손해배상청구의소·손해배상청구의소

서울고등법원은 원고 증권회사들이 피고 은행들을 상대로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작성과 관련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제1심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법원은 원고들이 2021년 7월 22일 이전에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여 단기소멸시효 완성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장기소멸시효는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대금을 지급한 2011년 1월 17일부터 진행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10월 13일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는 원고들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4나2016453 선고 2025.02.21 판결 마지막 업데이트 2026.05.28

기본 정보

법원
서울고등법원
사건번호
2024나2016453
사건구분
나
선고일
2025.02.21
상단 광고
상단 광고
목차 사실관계 판단 결과 핵심 쟁점 판례 포인트 자주 묻는 질문 판결 내용 관련 법령 관련 판례

사실관계

정리된 사실관계가 없습니다.

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 기산점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을 언제로 볼 것인지
  • 원고들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시점이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 지급일인지, 처분 또는 상장폐지 시점인지
  • 민법 제766조 제2항의 장기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권을 사실상 행사하기 어려웠다는 사정이 장기소멸시효 진행을 막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하는지
  • 자본시장법상 손해액 추정 규정이나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위반 관련 법리를 이 사건 손해 발생 시점 판단에 적용할 수 있는지
  •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인지

판례 포인트

  •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장기소멸시효에서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가해행위일이 아니라 손해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날이다.
  • 증권신고서·투자설명서 부실기재 또는 부실감사로 가치평가를 그르쳐 증권 등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손해는 매입대금 지급 시 현실적으로 발생한다는 법리가 적용되었다.
  • 손해 발생 사실이나 가해자를 알지 못하여 권리행사가 사실상 어려웠다는 사정은 장기소멸시효 진행을 막는 법률상 장애사유가 아니다.
  • 증권 처분 또는 상장폐지는 손해액을 확정시키는 사정일 수 있으나, 손해 발생 시점 자체를 뒤로 미루는 사정으로 보지 않았다.
  • 자본시장법 제126조 제1항은 손해액 증명책임을 경감하는 추정 규정일 뿐,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늦추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위반 손해 산정 법리는 이 사건처럼 가치평가를 그르쳐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한 사안에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 소멸시효 항변이 신의칙상 권리남용으로 배척되려면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고, 피고들이 위조 사실을 부인해 왔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자주 묻는 질문

Q 증권예탁증권 인수 손해배상청구에서 장기소멸시효는 언제부터 진행된다고 보았나요?

A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대금을 지급한 2011년 1월 17일을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보았습니다. 원고들의 손해는 허위기재가 없었더라면 존재했을 재산 상태와 실제 재산 상태의 차이로, 인수대금 납입으로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증권 처분이나 상장폐지는 손해액을 확정하는 사정일 뿐, 손해 발생 시점을 늦추는 사정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Q 피해자가 가해자나 손해를 몰랐어도 불법행위 장기소멸시효가 진행되나요?

A 이 판결은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에서는 피해자의 주관적 인식이 기준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권리의 존재나 행사 가능성을 몰랐거나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더라도, 이는 법률상 장애가 아니라 사실상 장애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이 당시 피고들의 가해행위를 알지 못했더라도 인수대금 지급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았습니다.

Q 이 사건 손해배상청구가 소멸시효로 기각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서울고등법원은 원고들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이 장기소멸시효 완성으로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들은 2011년 1월 17일 증권예탁증권 인수대금을 지급했는데, 소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10월 13일 제기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구체적 손해액을 더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Q 단기소멸시효에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은 어떻게 판단하나요?

A 법원은 단기소멸시효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 손해와 가해자를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뜻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한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부족하고, 위법한 가해행위, 손해 발생, 인과관계 등 불법행위 요건사실을 알았는지가 문제 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이 2021년 7월 22일 이전에 이를 알았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Q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권리남용이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나요?

A 법원은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칙 위반이나 권리남용으로 배척되려면 특별한 사정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피고들이 은행조회서 위조 사실을 부인해 왔다는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시효완성 후 피고들이 시효를 원용하지 않을 것처럼 행동했다는 사정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Q 증권예탁증권 처분 시점이나 상장폐지 시점이 손해 발생 시점으로 인정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법원은 증권 처분이나 상장폐지는 손해액을 확정시키는 사건일 뿐이라고 보았습니다. 피고들의 가해행위가 없었다면 원고들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지 않았거나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했을 것이므로, 인수 당시 이미 손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 때마다 별개의 손해배상채권과 소멸시효가 생긴다고 보는 결론은 수긍하기 어렵다고도 보았습니다.

Q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위반 손해 산정 법리가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원고들은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위반 사건처럼 미회수금액 확정 시점에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설명의무 위반만으로는 재산상 손해가 바로 발생하지 않아 사후 판단이 필요한 사안과 이 사건은 구조가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허위 은행조회서 등으로 증권예탁증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인수한 때 손해가 즉시 발생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 내용

손해배상청구의소·손해배상청구의소

[서울고등법원 2025. 2. 21. 선고 2024나2016453, 2024나2016460(병합) 판결]

【전문】

【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증권 주식회사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의환 외 2인)

【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은행 주식회사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바른 담당변호사 김도형 외 4인)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5. 선고 2021가합573914 판결

【변론종결】

2024. 12. 13.

【주 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1 회사’라고 한다)에게 31,459,348,943원,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2 회사’라고 한다)에게 3,466,138,000원, 원고 ◎◎◎증권 주식회사(이하 ‘원고 3 회사’라고 한다)에게 1,883,912,831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1.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가. 원고들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1 회사에게 14,155,557,622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3. 1.부터, 원고 2 회사에게 1,465,655,2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3. 9. 25.부터, 원고 3 회사에게 753,565,039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1. 11.부터 각 이 사건 제1심 판결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피고들
주문 제1항과 같다.

【이 유】

1. 기초사실 및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해당 부분(제1, 2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그대로 인용한다(약어 포함).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상당인과관계의 존부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 해당 부분(제3, 4항)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그대로 인용한다(약어 포함).
3.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단기소멸시효의 경과 여부
1) 관련 법리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한다. 그 인식은 손해발생의 추정이나 의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손해의 발생사실뿐만 아니라 가해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사실, 즉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을 뜻한다. 이때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 사건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하고, 손해를 안 시기에 대한 증명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2052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3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① 소외 2 회사 관련 소송들에서 이 사건 공시서류에 거짓기재가 있는지 여부를 넘어서, 소외 1 공사와 공모한 피고들 직원 또는 그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3자에 의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작성이 이루어졌다고 볼 만한 명백한 증거 등이 제출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소외 2 회사는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허위작성과 관련한 책임소재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2015. 4. 15. ●●회계법인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10610호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고, 2015. 12. 11. 피고들을 상대로 앞서 본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한 점, ③ 소외 2 회사가 피고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에서 이 사건 관련판결에 따라 소외 1 공사와 공모한 피고들 직원 또는 그로부터 지시를 받은 제3자에 의하여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 또는 허위작성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확인된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들이 이 사건 관련판결의 항소심 판결 선고일인 2021. 7. 22. 이전에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과 관련한 이 사건 불법행위 사실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알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나. 장기소멸시효의 경과 여부
1) 관련 법리
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에서 민법 제766조 제2항의 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불법행위를 한 날’이란 가해행위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손해의 결과가 발생한 날을 의미하나, 그 손해의 결과발생이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면 그 소멸시효는 피해자가 손해의 결과발생을 알았거나 예상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가해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볼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76679 판결 등 참조)
나) 소멸시효는 객관적으로 권리가 발생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하고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아니한다. 여기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라고 함은 그 권리행사에 법률상의 장애사유, 예컨대 기간의 미도래나 조건불성취 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사실상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여도 이러한 사유는 법률상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대법원 2024. 4. 30. 자 2023그887 결정 등 참조).
다)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로 사채권의 가치평가를 그르쳐 사채권 매입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게 되었다는 이유로 민법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손해액은 사채권의 매입대금에서 사채권의 실제가치, 즉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의 중요사항에 관한 부실 기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사채권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으로서, 원칙적으로 불법행위 시인 사채권의 매입 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다90647 판결,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등 참조). 투자자가 감사인의 부실감사로 인하여 비상장기업의 가치 평가를 그르쳐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고 매입대금을 지급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투자자는 그때 해당 주식의 매입대금에서 해당 주식의 실제 가치, 즉 분식회계 및 부실감사가 없었더라면 형성되었을 주식의 가액을 공제한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것이고, 손해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입대금이 지급된 날을 기준시점으로 하여 산정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의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고 그 대금을 지급한 2011. 1. 17.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소는 위 2011. 1. 17.로부터 10년이 경과하였음이 역수상 명백한 2021. 10. 13.에야 제기되었으므로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각 손해배상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가)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바탕으로 작성된 이 사건 감사보고서 및 검토보고서를 신뢰하여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에 관한 인수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실권주를 인수함에 따라 발생한 것이고, 그 손해액은 위와 같은 허위기재가 없었더라면 존재하였을 재산 상태와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가해진 상황에서의 재산 상태의 차이라고 할 것인바, 원고들의 손해는 실권주의 인수대금을 납입함으로써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보아야 한다.
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무 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데(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은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지 못했을 것이고 원고들이 실권주를 인수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소 제기 시 인수대금 납부일인 2011. 1. 17.을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로 삼았다. 이처럼 원고들이 피고들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피고들의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인수하지 않았을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함으로써 손해가 발생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하였음을 전제로 소를 제기하였던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들이 인수대금을 납부한 때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은 성립하였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원고들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의 행사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에서는 인수대금 납입 시 원고들이 피고들의 가해행위를 인지하지 못하였고 그로 인한 손해를 산정할 수도 없었으므로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었던 이상 인수대금 납입 시를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유는 피해자인 원고들이 인수대금 납입 시에 가해자나 손해발생 사실을 알았는지, 즉 채권자의 주관적 인식에 관한 것에 불과하여 이를 장기소멸시효 기산점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없고, 또 그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권을 ‘사실상’ 행사할 수 없었다는 것일 뿐인바, 원고들이 그 권리의 존부나 권리행사의 가능성을 알지 못하였거나 알지 못함에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사유가 있었던 것이 아닌 이상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라) 장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을 판단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는 것은 ‘손해액을 확정’하는 것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원고들은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처분한 때 또는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이 상장폐지된 때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처분 또는 상장폐지는 원고들의 손해액을 확정시키는 사건에 불과하다.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할 당시 그 인수로 인한 손해액을 확정하기 곤란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의 가해행위가 없었더라면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더 낮은 가격으로 인수하였을 것임이 인정되는 이상 인수 당시 손해는 발생한 것이다. 자본시장법 제126조 제1항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 중 중요사항에 관하여 거짓의 기재 또는 표시가 있거나 중요사항이 기재 또는 표시되지 아니함으로써 증권의 취득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손해배상 금액은 청구권자가 해당 증권을 취득함에 있어서 실제로 지급한 금액에서 손해배상 청구소송의 변론종결 시의 그 증권의 시장가격(제1호) 또는 변론종결 전 그 증권을 처분한 경우 그 처분 가격을 뺀 금액으로 추정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입은 손해는 위 조항이 적용되는 사안과 유사하기는 하나, 위 조항은 청구권자의 손해액 증명에 대한 책임을 경감하기 위한 추정 조항일 뿐이어서 위 조항에 의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이 늦춰진다고 해석할 수도 없다.
마) 만일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처분한 때 손해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아 이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하는 것으로 본다면,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처분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게 불법행위 손해배상채권도 성립하지 아니하고 소멸시효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되어 부당하다. 또한 원고들의 주장대로라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여러 차례 나누어 처분한 경우 처분 시마다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그러한 결론은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위조로 인한 손해가 단일한 것(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의 가치가 부당하게 높이 평가됨으로 인한 손해)임에도 불구하고 동일 당사자에게 단일한 불법행위로 인한 별개의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하고 소멸시효도 별개로 진행한다는 것이어서 수긍할 수 없다.
바) 원고들은 "금융투자업자가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권유를 할 때 설명의무나 부당권유 금지의무를 위반하여 일반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액은 금융투자상품을 취득하기 위하여 지급한 금전의 총액에서 그 금융투자상품으로부터 회수하였거나 회수할 수 있는 금전의 총액을 뺀 금액(이하 ‘미회수금액’이라 한다)이다(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 제1항 참조). 이와 같이 금융투자업자가 설명의무 등을 위반함에 따른 일반투자자의 손해는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그 시점이 투자자가 금융투자업자에게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5다69853 판결 등 참조)."는 법리를 들어 이 사건에서도 미회수금액의 발생이 확정된 시점에 원고들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금융투자업자의 설명의무 등 위반에 따른 손해는 그 의무 위반만으로 재산상 손해가 바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어서 손해 발생 여부를 사후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는 반면, 이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들의 가해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에 대한 가치평가를 그르쳐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한 데 따라 손해가 즉시 발생한다는 점에서 사안의 구조가 다르므로, 위 법리가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다. 소멸시효 항변 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인한 채무의 소멸을 주장하는 것에 대하여도 신의성실의 원칙이 적용되므로, 그러한 주장을 하는 것이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허용되지 아니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정법에 정하여진 개별 법제도의 구체적 내용에 좇아 판단되는 바를 신의칙과 같은 법원칙을 들어 말하자면 당해 법제도의 외부로부터 배제 또는 제한하는 것은 법의 해석·적용에서 구현되어야 할 기본적으로 중요한 법가치의 하나인 법적 안정성을 후퇴시킬 우려가 없지 않다. 특히 법률관계에는 불명확한 부분이 필연적으로 내재하는바 그 법률관계의 주장에 일정한 시간적 한계를 설정함으로써 그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다툼을 종식시키려는 것을 취지로 하는 소멸시효제도에 있어서는, 애초 그 제도가 누구에게나 무차별적·객관적으로 적용되는 시간의 경과가 1차적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설계되었음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법적 안정성의 요구는 더욱 선명하게 제기된다. 따라서 소멸시효에 관하여 신의칙을 원용함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특히 채권자에게 객관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그 채권에 관한 소멸시효 완성의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평가하는 것은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관하여 변함없이 적용되어 왔던 법률상 장애/사실상 장애의 기초적인 구분기준을 내용이 본래적으로 불명확하고 개별 사안의 고유한 요소에 열려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일반적인 법원칙으로서의 신의칙을 통하여 아예 무너뜨릴 위험이 있으므로 더욱 주의를 요한다(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고들은,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어 시효중단을 행사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는데, 원고들이 이 사건 증권예탁증권을 인수할 당시 가해자나 손해를 알 수 없어 현실적으로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들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채무자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 위해서는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또는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권리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보호의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다른 채권자가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의 사정이 있어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들이 피고들 직원이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을 위조한 사실을 부인해 왔다는 것만으로 시효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객관적으로 원고들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앞서 본 바와 같이 대표주관사인 소외 2 회사는 이 사건 은행조회서 등의 허위작성과 관련한 책임소재를 확인하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2015. 12. 11. 피고들을 상대로 앞서 본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또 시효완성 후에 피고들이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원고들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피고들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들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들의 청구는 원고들의 구체적 손해액에 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선준(재판장) 진현민 왕정옥

관련 법령

민사소송법 제420조 민법 제766조 제1항 민법 제766조 제2항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20526 판결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76679 판결 대법원 2010. 9. 9. 선고 2008다15865 판결 대법원 2024. 4. 30. 자 2023그887 결정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7다90647 판결 대법원 2016. 9. 28. 선고 2014다221517 판결 대법원 2022. 11. 30. 선고 2017다841, 858 판결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8다204787 판결 자본시장법 제126조 제1항 자본시장법 제48조 제2항 자본시장법 제48조 제1항 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5다69853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2. 15. 선고 2021가합573914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가합10610호

관련 판례

체납자의 이 사건 증여는 사해행위에 해당함 | 민사 | 2024나226628 민사 · 2024나226628 사해행위취소 | 민사 | 2021나2052427 민사 · 2021나2052427 총장임용후보자선출규정무효확인 | 민사 | 2023나20098 민사 · 2023나20098 할당금환불금지급청구의소 | 민사 | 2023나2037293 민사 · 2023나2037293 체납자가 가족들에게 한 증여 및 변제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함 | 민사 | 2025나302480 민사 · 2025나302480 체납자가 가지는 보험금 재산의 명의를 변경한 행위는 채권자인 원고를 해하고자 하는 사해행위임 | 민사 | 2022나63102 민사 · 2022나63102 압류처분 이전에 피압류채권이 당사자 사이에서 정산되어 소멸하였다면 제3채무자에 대한 추심금 청구는 불허됨 | 민사 | 2025나201122 민사 · 2025나201122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소 | 민사 | 2023나63362 민사 · 2023나63362 피고와 체납자 사이에 체결된 현금증여계약은 사해행위임 | 민사 | 2024나17046 민사 · 2024나17046 체납자가 채무초과상태에서 보험계약자를 동생인 원고에게 변경하여 준 것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민사 | 2022나58346 민사 · 2022나58346
캣로그

캣로그는 일상, 지역, 생활정보, 공공데이터 등 궁금한 내용을 쉽고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정보 탐색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