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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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거나 위법하다고 판단된 경우 그 사정만으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상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과 객관적 주의의무 위반 여부의 판단 기준
- 국가가 시행·관리하는 자격시험의 출제 또는 채점 오류가 국가배상책임으로 이어지기 위한 요건
- 세무사 자격시험 채점 과정의 일관성 부족이나 채점기준 변경 문제가 불합격 처분의 객관적 정당성 상실을 곧바로 의미하는지 여부
- 시험 오류에 대한 감사, 재채점, 추가합격 조치가 국가배상책임 판단에서 고려될 수 있는지 여부
- 피고 공단 내부지침인 국가전문자격관리지침 위반이 곧바로 손해배상책임의 근거가 되는지 여부
판례 포인트
- 행정처분의 위법 또는 취소와 국가배상책임 성립은 구별되며, 국가배상책임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을 별도로 충족해야 한다.
- 시험문항 출제·채점 오류 사건에서는 시험의 공익성, 시험위원 위촉의 적정성, 채점의 객관성, 시험위원 간 의견 차이, 사후 정정 및 구제조치 여부를 종합적으로 보아야 한다.
- 재채점 결과가 최초 채점 결과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최초 채점 과정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응시자별 답안 내용과 실제 적용된 채점기준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채점 위법과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
- 피고 공단의 내부지침 위반만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 시험 후 문제 제기, 감사, 재채점, 추가합격 등 사후 구제조치가 비교적 신속하게 이루어진 사정은 객관적 정당성 상실 여부 판단에서 고려된다.
- 대법원은 원심이 국가배상책임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파기환송하였다.
자주 묻는 질문
세무사 시험 채점 오류로 불합격 처분이 뒤집히면 곧바로 국가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대법원은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해서 그 기판력만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 직무집행 중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손해를 입혔는지, 그리고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를 별도로 따져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021년 제58회 세무사 2차 시험 채점 문제에서 대법원은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했나요?
대법원은 원심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보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했습니다. 채점 오류나 재채점 결과만으로 불합격 처분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정도로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국가시험 출제나 채점 오류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무엇을 봐야 하나요?
대법원은 시험의 공익성, 시험위원 위촉 절차의 적정성, 시험위원들이 객관적 입장에서 출제·채점을 했는지, 시험위원 사이에 이견이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오류가 사후에 정정되었는지와 국가기관이 적절한 구제조치를 했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세무사 시험 채점기준검토회의를 거치지 않은 채점기준 변경은 곧바로 손해배상 사유가 되나요?
대법원은 채점위원이 채점기준을 수정하거나 보완할 때 채점기준검토회의를 거치도록 한 지침이 준수되지 않았더라도, 그 지침은 피고 공단의 내부지침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내부지침 위반만으로 곧바로 피고들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세무사 시험 재채점으로 추가합격한 사실은 국가배상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대법원은 재채점 결과가 최초 채점 결과와 다르다는 사정만으로 최초 채점 과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한 감사 이후 피고 공단이 지체 없이 재채점을 실시해 원고들을 추가합격시킨 점은 비교적 신속한 구제조치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제58회 세무사 시험 1번 문제 채점 불일치를 어떻게 보았나요?
고용노동부 감사에서는 세법학 1부 문제의 동일한 답안 내용에 서로 다른 점수가 부여되는 등 채점 일관성이 미흡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고들의 답안에 최초 채점 당시 점수가 당연히 부여되었어야 하는지 등에 관한 심리가 부족하다고 보아, 국가배상책임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제58회 세무사 시험 2번 문제 채점기준 변경을 어떻게 판단했나요?
감사원은 세법학 2부 문제에서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이 채점기준검토회의 없이 채점기준을 단독 변경했고, 실제 채점에서는 변경 기준과도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고 7의 답안 내용과 적용된 채점기준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채점 결과 차이만으로 최초 채점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 내용
손해배상(국)
【판시사항】
[1] 어떠한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경우, 그 기판력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소극) 및 이 경우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과 판단 기준
[2] 법령에 따라 국가가 시행과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서 시험문항의 출제나 정답결정에 대한 오류 등의 위법을 이유로 시험출제에 관여한 공무원이나 시험위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및 판단 기준
【참조조문】
[1]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2] 국가배상법 제2조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공2000하, 1403),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19218 판결(공2021하, 2237) / [2] 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 33796, 33802, 33819 판결(공2004상, 8)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재와 같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로드맵 담당변호사 이준영 외 4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덕 외 7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5. 4. 9. 선고 2024나2054042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피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피고 공단’이라 한다)은 피고 대한민국 산하 기획재정부장관으로부터 업무를 위탁받아 2021. 9. 4. 제58회 세무사 자격시험 제2차 시험(이하 ‘이 사건 시험’이라 한다)을 시행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시험에 응시하였다.
나. 이 사건 시험의 과목은 ‘세법학 1, 2부’, ‘회계학 1, 2부’ 총 4개의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합격자는 각 과목당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각 과목 점수 40점 이상 및 전 과목 평균점수 60점 이상인 사람으로 하되, 그 수가 기획재정부장관이 공고한 최소합격인원보다 적을 경우에는 최소합격인원의 범위에서 과락 과목이 없는 사람 중 전 과목 평균점수가 높은 사람 순서로 합격자가 결정된다.
다. 피고 공단은 2021. 12. 1. 이 사건 시험 응시자 4,597명 중 706명이 최종 합격하고, 원고들을 포함한 나머지 응시자들은 불합격하였다고 발표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 7은 세법학 2부 과목에서, 원고 7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세법학 1부 과목에서 40점에 미달하였다.
라. 이 사건 시험 직후 시험의 공정성에 관하여 다수의 의문이 제기되자 고용노동부가 감사를 실시하였고, 2022. 4. 4. ‘세법학 1부 과목 문제 4번의 물음 3(이하 ‘이 사건 1번 문제’라 한다)의 경우 채점위원이 동일한 답안 내용에 대해 서로 다른 점수를 부여하는 등 채점의 일관성이 미흡하였으며, 채점담당자가 이러한 채점 일관성 부족 문제를 채점 진행 단계에서 제대로 확인·검토하지 않았다.’는 등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마. 감사원도 추가감사를 실시하여 2022. 7.경 ‘세법학 2부 과목 문제 1번의 물음 3(이하 ‘이 사건 2번 문제’라 한다)에 관하여 출제위원 겸 채점위원이 채점 도중 채점기준검토회의를 거치지 않고 채점기준을 단독으로 변경하였고, 실제 채점 시에는 변경한 기준과도 다른 기준을 적용하였으며, 표본 재채점 결과 당초 채점 결과와 상당한 편차(최대 5.5점 변동)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바. 고용노동부 및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라 이 사건 1, 2번 문제에 대하여 재채점이 이루어졌고, 피고 공단은 2022. 8. 10. 기존 합격자 706명에 더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추가합격자 75명을 발표하였다.
사. 이에 따라 원고들은 세무사 자격시험에 최종 합격하였고, 2022. 11. 28.부터 2023. 5. 29.까지 한국세무사회에서 진행한 이 사건 시험 추가합격자 수습세무사 실무교육을 마쳤다.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공단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1, 2번 문제의 채점이 일관성 없이 이루어짐으로써 이 사건 시험의 공정성을 침해하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객관적 정당성을 잃어 위법하고 피고들은 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대법원의 판단
1)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어떠한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으로 곧바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수는 없고,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때’라고 하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고 그로 말미암아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 있으면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객관적 정당성을 잃었는지는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양태와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와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70600 판결,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17다219218 판결 등 참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시행과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서 시험문항의 출제나 채점의 오류 등의 위법을 이유로 관여 공무원이나 시험위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따른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려면, 해당 시험이 응시자에 대하여 일정한 수준을 갖추었는지를 평가하여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공익성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국가기관이나 소속 공무원이 시험문항의 출제·채점 등을 위하여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법령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 시험문항의 출제·채점 등을 하였는지 여부,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채점 등 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시험문항의 출제나 채점 등에 대한 오류가 사후적으로 정정되고 국가기관이나 소속 공무원이 그에 따른 적절한 구제조치를 하였는지 여부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시험출제에 관여한 공무원이나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함으로써 그에 따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2003. 11. 27. 선고 2001다33789, 33796, 33802, 33819 판결 등 참조).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공단이 이 사건 1, 2번 문제 채점결과에 따라 원고들을 불합격시킨 이 사건 처분은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될 만큼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위법한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1) 세무사법에 의하여 시행되는 세무사시험은 세무사라는 자격을 부여 받고자 하는 자에게 필요한 학식과 능력의 유무를 검정하기 위한 사회적 제도이므로 그 합격 여부의 결정으로 인하여 침해되는 법익에는 개인적 이익 이외에 사회적 내지 공익적 법익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2) 원고 7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1번 문제가 포함된 세법학 1부 과목의 과락을 이유로 불합격하였다. 이 사건 1번 문제의 채점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감사 결과는 ‘응시자들 간의 동일한 답안 내용에 대해 다른 점수를 부여하였다.’는 것일 뿐인데, 이 사건 1번 문제에 대한 위 원고들의 답안에 최초 채점 당시에도 점수가 당연히 부여되었어야 하는지 등에 관하여 제1심 및 원심에서 심리된 바는 없다.
(3) 이 사건 2번 문제에 대한 원고 7의 답안 내용 및 그 답안에 어떠한 채점기준이 적용되었는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재채점 결과가 최초 채점 결과와 다르다는 사정만을 들어 최초 채점 과정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또한 채점위원이 채점기준을 수정 또는 보완할 경우 채점기준검토회의를 거치도록 한 국가전문자격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235조가 준수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지침은 피고 공단의 내부지침에 불과하므로, 이를 들어 곧바로 피고들이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이 사건 처분 이후 응시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고용노동부 및 감사원은 신속히 감사를 진행하였고, 피고 공단은 그 감사 결과에 따라 지체없이 이 사건 1, 2번 문제에 대해 재채점을 실시하여 원고들을 이 사건 시험에 추가로 합격시켰는바, 피고 공단으로서는 비교적 신속하게 원고들에 대한 구제조치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그런데도 원심은 피고 공단의 이 사건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잃어 위법하다고 하면서 피고들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원고들의 상고이유와 피고들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원고 명단: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