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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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채무자가 소송 중인 채권자를 변제하지 않은 채 잔여재산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한 행위가 채권침해에 의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 잔여재산 분배 결의에 참여하고 분배금을 수령한 조합원들이 채권침해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 피고들이 원고 채권의 존재와 잔여재산 분배로 인한 채권 침해 가능성을 알았는지
- 소외 조합이 잔여재산 분배 당시 원고 채권을 변제할 충분한 책임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는지
- 피고들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원고 공사대금 채권액에 대한 각 지분비율 상당액으로 산정할 수 있는지
판례 포인트
- 제3자가 채권의 존재와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의 책임재산 감소에 적극 가담하여 채권 실행을 곤란하게 하면 채권자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 해산·청산 과정에서 소송 중인 채무를 잔여채무로 인식하면서도 충분한 유보 없이 잔여재산 대부분을 분배하면 채권침해 불법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 조합원들의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은 청산종결 후 잔여재산이 존재하는 경우에 인정된다고 보아, 채무 변제보다 조합원 분배를 우선한 점이 문제되었다.
- 피고들이 당시 조합장 또는 이사였고 총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한 사정은 채권 존재와 침해 가능성에 대한 인식 판단의 근거가 되었다.
- 손해배상액은 원고의 공사대금 원금 359,000,000원에 각 피고가 잔여재산을 분배받은 지분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산정되었다.
- 제1심에서 주위적 공사대금 청구와 예비적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가 있었으나, 당심에서 주위적 청구가 취하되고 예비적 청구 금액이 감축되었다.
자주 묻는 질문
재건축조합이 공사대금 소송 중 잔여재산을 조합원에게 분배하면 불법행위가 될 수 있나요?
서울고등법원은 조합이 원고 회사의 공사대금 채권을 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약 21억 원의 잔여재산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해 책임재산을 현저히 감소시킨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원고가 확정판결에 따른 공사대금 채권을 회수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채권 존재 인식, 잔여재산 규모, 분배 경위 등 구체적 사정에 근거한 것입니다.
잔여재산을 받은 조합원도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나요?
이 판결은 피고 조합원들이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이 침해될 수 있음을 알면서 잔여재산 분배 결의에 참여하고 잔여재산을 받은 점을 중시했습니다. 법원은 이를 조합의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으로 보아 조합과 함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조합원이라는 이유만이 아니라 인식과 참여, 수령 경위가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재건축조합이 공사대금 채권을 변제할 재산이 있었는데 분배한 경우 손해액은 어떻게 계산되나요?
법원은 잔여재산 분배가 없었다면 원고가 조합으로부터 공사대금 채권 359,000,000원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각자의 종전권리가액 지분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 인용액은 피고 1 861,600원, 피고 2 969,300원, 피고 3 789,800원이었습니다.
조합이 소송 중인 공사대금을 ‘잔여채무’로 두었다는 사정은 왜 중요했나요?
소외 조합은 총회에서 원고가 3억 5,900만 원의 공사대금을 청구하는 소송 중이라는 점과 패소하면 그 비용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근거로 조합과 피고들이 원고의 채권 및 그 침해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잔여재산 분배가 단순한 청산 절차가 아니라 채권 실행을 곤란하게 한 행위로 평가되었습니다.
청산 예비비가 공사대금 청구액보다 부족한데 잔여재산을 분배한 점은 어떻게 판단됐나요?
이 사건에서 청산법인 예산의 예비비는 연간 약 2,773만 원으로, 원고의 공사대금 청구액 3억 5,900만 원에 비해 현저히 적었습니다. 법원은 조합과 조합원들이 잔여재산을 분배하면 원고에게 소송 인용액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정은 채권 침해 불법행위 성립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조합원들의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은 청산 중에도 채권자보다 먼저 인정되나요?
법원은 조합원들의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은 청산종결 후 잔여재산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소외 조합은 원고의 공사대금 소송이 끝나지 않았고 청산사무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부분의 잔여재산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했습니다. 이 점은 원고의 채권 만족을 어렵게 한 사정으로 평가되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22나2035665 공사대금 사건의 결론은 무엇인가요?
서울고등법원은 2023년 5월 25일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피고들이 조합의 잔여재산 분배에 적극 가담해 원고의 공사대금 채권 회수를 곤란하게 한 불법행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별 지분비율로 계산한 금액과 지연손해금 지급을 명했습니다.
판결 내용
공사대금
【판시사항】
甲 주식회사가 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乙 조합이 위 소송 진행 중 실시한 해산 및 청산절차에서 甲 회사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잔여재산을 분배하여 무자력이 되자, 甲 회사가 위 해산 및 청산절차에서 잔여재산을 분배받은 乙 조합의 조합원들 중 일부인 丙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乙 조합이 잔여재산을 분배한 행위는 甲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이에 적극 가담한 丙 등의 행위도 乙 조합과 함께 甲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다음, 잔여재산의 분배가 없었더라면 甲 회사가 자신의 채권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丙 등은 위 공사대금에 대하여 각자의 지분비율로 계산한 돈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甲 주식회사가 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판결이 확정되었는데, 乙 조합이 위 소송 진행 중 실시한 해산 및 청산절차에서 甲 회사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를 변제하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잔여재산을 분배하여 무자력이 되자, 甲 회사가 위 해산 및 청산절차에서 잔여재산을 분배받은 乙 조합의 조합원들 중 일부인 丙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乙 조합이 잔여재산을 분배한 행위는 그러한 재산 분배가 甲 회사의 채권을 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책임재산을 현저하게 감소시킴으로써 甲 회사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곤란하게 한 것으로서 甲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丙 등 역시 잔여재산을 분배하면 乙 조합이 채권을 변제할 수 없게 돼 甲 회사의 채권이 침해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잔여재산 분배 결의에 참여하고 잔여재산을 분배받음으로써 乙 조합의 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는데, 이와 같은 丙 등의 행위는 乙 조합과 함께 甲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한 다음, 乙 조합은 잔여재산 분배 결의 당시 甲 회사에 대한 채무 외에는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았고 甲 회사의 채권을 변제하기에 충분한 잔여재산을 가지고 있었으며, 잔여재산의 분배가 없었더라면 甲 회사가 乙 조합으로부터 자신의 채권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丙 등은 위 공사대금에 대하여 각자의 지분비율로 계산한 돈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전문】
【원고, 항소인】
건웅토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도울 담당변호사 김경희)
【피고, 피항소인】
피고 1 외 2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을지 담당변호사 홍석진)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2. 8. 24. 선고 2021가합567759 판결
【변론종결】
2023. 4. 13.
【주 문】
1. 제1심판결(소 취하로 실효된 부분 제외)을 취소한다.
원고에게, 피고 1은 861,600원, 피고 2는 969,300원, 피고 3은 789,8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5. 31.부터 2023. 5. 25.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소송총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3. 제1항 중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주문 제1항과 같다(원고는 제1심에서 주위적으로 잔여재산 분배 결의에 따른 공사대금 청구를, 예비적으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다가, 당심에서 주위적 청구를 취하하고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 위와 같이 청구금액을 감축하였고, 항소취지도 그 범위 내에서 감축되었다).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의 소외 조합에 대한 채권 및 관련 소송 진행 경과
1) 원고는 토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설립된 ○○○○○○○아파트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 한다)으로부터 주택재건축사업의 정비기반시설공사를 수급하여 2017. 11.경까지 그 공사를 수행하였다.
2) 원고는 2018. 7. 16.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소외 조합을 상대로 소외 조합과의 도급계약에 따라 시행한 교통영향개선평가공사의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고, 2019. 12. 6. ‘소외 조합은 원고에게 359,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6. 4.부터 2018. 7. 20.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2019. 5. 31.까지는 연 1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서울동부지방법원 2018가합108047호, 이하 위 판결에 기한 채권을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에 대한 소외 조합의 항소가 2021. 6. 4. 기각(서울고등법원 2019나2057894호)되었으며, 위 판결은 2021. 6. 29. 확정되었다.
3) 원고는 현재까지 소외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고 있다.
나. 소외 조합의 해산 및 잔여재산 분배 결의
1) 소외 조합은 2019. 5. 9.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조합을 해산하고, 소외 조합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생략, 이하 ‘소외 조합 계좌’라 한다)에 남아있던 예금 2,190,342,663원에서 세금 및 청산법인 운영비용 등을 제외하고 남은 약 21억 원(이하 ‘이 사건 잔여재산’이라 한다)을 종전권리가액 비율에 따라 조합원 411명에게 분배하며, 청산인을 선임하고 청산 운영규정(안) 및 청산예산(안)을 승인하는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하였다.
제1호 안건: 조합해산 결의 및 잔여재산 처분의 건□ 조합해산 의결 - 민법 제77조(해산사유) 및 조합정관 제57조(조합의 해산)에 의거 당 사업은 준공인가를 득하고 사업을 완료하였기에 조합해산을 의결하고자 함.□ 조합해산 시의 회계보고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11호에 의거 조합해산 시의 회계내역을 보고함.□ 잔여재산 처분 - 해산결산 후 통장잔고 중 약 21억 원에 대하여 조합정관 제59조 및 2014. 10. 11. 개최된 총회에서 의결한 관리처분기준안 제12조 제1호에 의거 해산 당시 조합원 411명에게 종전권리가액 비율에 의거 배분하고자 하며, 건웅토건은 소송 중이므로 잔여채무로 두며, 미지급금은 내역과 같이 지급하고, 임차권은 청산 종결까지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이를 위한 소송대응, 계약체결 또는 해지 등의 업무는 조합 또는 청산법인에 위임함.제2호 안건: 청산절차 진행의 건 제2-1호 안건: 청산인 선임의 건 - 피고 1, 소외 1, 소외 2, 소외 3, 피고 3, 소외 4, 소외 5, 피고 2, 소외 6 이상 9인이 청산인으로 선임 제2-2호 안건: 청산 운영규정(안) 승인의 건 - 청산법인을 운영하기 위한 제반 규정을 승인받고자 함. 제2-3호 안건: 청산예산(안) 승인의 건 - 청산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운영비 예산은 조합 총회에서 최종 승인받은 운영비예산(안)을 준용하고, 채권채무 정리비용은 당사자 간 소송 또는 합의 결과에 따라 청산인 회의 의결 후 집행하고자 함.
2) 이 사건 결의에서 승인된 청산 운영규정에서는 ‘미종결 사건이 종결될 시 각종 소송비 및 청구금액 중 지급할 금액은 소송비 및 예비비에서 지급하며 수령금액은 예비비로 편입한다.’(제6조 제4항), ‘청산 종결시점에서 납부액이 발생될 경우 청산인은 조합원에게 조치 및 환수하여야 하며, 환급액이 발생될 경우 종전권리가액 비율로 환급한다.’(제7조 제2항)고 정하고 있다.
3) 이 사건 결의에서 승인된 소외 조합의 청산법인 예산(안)에서는 예비비를 연간 27,733,320원으로 편성하면서 ‘운영비 예산 외 각종 소송 등의 비용은 운영비 예산 이월금액으로 우선 충당, 충당 불가능한 비용의 경우 청산인 회의에서 별도 예산 편성 및 집행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결의에서 보고된 소외 조합의 2018년도 결산보고서 중 부채명세서에 따른 소외 조합의 미지급금 등 부채는 92,974,334원이었다.
다. 피고들의 잔여재산 수령
피고 1, 피고 2, 피고 3은 2019. 5. 30. 이전에 이 사건 잔여재산에 대하여 각각 0.24%, 0.27%, 0.22%의 종전권리가액 비율(이하 ‘피고별 지분비율’이라 한다)로 계산한 돈을 지급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을 제3,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들을 포함한 소외 조합의 조합원들은 이 사건 결의 당시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소외 조합이 원고에게 공사비를 추가로 지급해야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소외 조합의 잔여재산 전부를 분배받아가, 원고에게 이 사건 채권의 행사와 집행을 불가능하게 하는 손해를 입혔다. 따라서 이 사건 결의를 통해 잔여재산 분배받은 피고들의 행위는 원고의 이 사건 채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서 원고의 소외 조합에 대한 공사대금 359,000,000원에 대하여 피고별 지분비율에 따라 계산한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들은 이 사건 결의 전인 2018. 10. 13. 자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장 또는 임원직에서 해임되었고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진 후에 청산인으로 선임되었을 뿐, 이 사건 결의 중 잔여재산 분배 안건에는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결의 및 이에 따른 잔여재산 분배를 피고들의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채권침해로 인한 불법행위의 성립
1) 제3자가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의 존재 및 그 채권의 침해사실을 알면서 채무자와 적극 공모하거나 채권행사를 방해할 의도로 사회상규에 반하는 부정한 수단을 사용하는 등으로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를 함으로써 채권자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불가능 내지 곤란하게 한 경우 채권자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할 수 있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7다239311 판결 등 참조).
2) 갑 제3, 4, 6 내지 8호증, 을 제3-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소외 조합이 이 사건 잔여재산을 분배한 행위는 그러한 재산 분배가 원고의 채권을 해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책임재산을 현저하게 감소시킴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채권의 실행과 만족을 곤란하게 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피고들 역시 이 사건 잔여재산을 분배하면 소외 조합이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할 수 없게 돼 원고의 채권이 침해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결의에 참여하고 잔여재산을 분배받음으로써 소외 조합의 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는바, 위와 같은 피고들의 행위는 소외 조합과 함께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봄이 타당하다.
가) 아래와 같은 ‘원고와 소외 조합 간 교통영향개선평가공사 진행 경과 및 공사대금 지급 논의’, 소외 조합이 2019. 5. 7. 자 조합원 총회 당시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채권에 대하여 보고한 내용, 소외 조합 내 피고들의 지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소외 조합은 위 총회 당시 관련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피고들 역시 이에 대하여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① 원고는 교통영향개선평가공사와 관련하여 실제로 3억 5,900만 원 상당의 공사를 수행하였고, 소외 조합은 원고와 위 공사에 관하여 별도로 정산하기로 약정하였다. 원고는 2017. 10. 12. 및 2017. 10. 17. 소외 조합에 위 공사의 공사대금 정산을 요구하였고, 소외 조합의 조합장이었던 피고 1은 2017. 10. 19. 자 회의에서 위 공사와 관련 논의를 하였고 원고에게 “선시공하세요. 문제 되면 조합에서 책임질 테니까.”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② 소외 조합은 2019. 5. 7. 자 조합원 총회 당시 해산총회책자(갑 제5호증)에 관련 소송 서류(원고의 소장, 소송 진행 경과)를 첨부하고, 사회자를 통해 조합원들에게 소외 조합 해산 시의 회계 내역과 ‘원고는 소송 중이므로 잔여채무로 둔다.’, ‘만약에 공사비 다 줬으면 원고가 소송할 리가 없었겠지요. 공사비 덜 받았다고 3억 5,900만 원을 더 달라고 지금 소송이 들어와 있다.’, ‘조합이 패소하면 그 비용만큼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고하는 등 조합원들에게 이 사건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와 관련 소송 경과에 대하여 상세히 설명하면서, 관련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를 전제로 소외 조합이 취할 조치들에 대하여 결정하였다.
③ 피고들은 원고의 교통영향개선평가공사 당시(2017. 2.경부터 2017. 11.경까지) 소외 조합의 조합장 또는 이사였던 자들로서, 위와 같은 원고의 공사 수행, 소외 조합과의 공사대금 지급 논의 등 이 사건 채권과 관련된 일련의 사정들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2019. 5. 7. 자 조합원 총회에도 조합원으로서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
나) 2018년도 결산 결과에 따르면 소외 조합의 부채(이 사건 채권 미포함)는 약 9,297만 원 정도였고, 2019. 5. 9. 총회 당시 해산결산에 따른 소외 조합의 잔여재산은 청산법인 운영에 필요한 비용 등을 제외하더라도 약 21억 원 상당이었다. 위와 같은 소외 조합의 당시 재산 상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소외 조합은 원고에 대한 채무 외에는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았고 이 사건 채권 상당의 금원을 소외 조합에 유보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잔여재산을 조합원들에게 분배하여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다) 소외 조합의 청산인은 채무의 변제 등 청산사무를 수행하고(청산법인 운영규정 제3조), 청산종결 시점에서 납부액·환급액 발생 여부에 따라 조합원들에게 환수·환급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7조 제2항)는 점을 고려하면 조합원들의 소외 조합에 대한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은 청산종결 후 잔여재산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소외 조합은 이 사건 결의에서 ‘원고는 소송 중이므로 잔여채무로 둔다.’고 결정하였고 청산사무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이유 없이 소외 조합의 잔여재산 대부분을 분배하여 조합원들의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을 우선적으로 만족시킨 반면, 원고에 대하여는 관련 소송에 대한 판결이 2021. 6. 29.에 확정되었음에도 현재까지 이 사건 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게 하였다.
라) 소외 조합의 청산 운영규정에 의하면 관련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가 인용될 경우 그 인용액을 소송비 및 예비비를 통해 지급해야 하는데(제6조 제4항), 이 사건 결의에서 승인한 청산법인 예산(안) 중 예비비 항목은 ‘연간 약 2,773만 원(상기 이외의 기타비용 예상액)’으로 관련 소송의 청구금액(3억 5,900만 원)에 비해 현저히 적은 금액이고, 달리 위 예산(안) 중에 관련 소송 청구금액에 상응하는 항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러한 관련 소송 청구금액과 청산법인 예산(안)상 편성 금액 간 차이에 비추어 보면, 소외 조합 및 조합원들로서는 이 사건 결의 당시 청산법인 예산(안)만으로는 원고에게 관련 소송 인용액을 지급하기에 부족하며, 분배의 대상이 된 이 사건 잔여재산만이 이 사건 채권의 만족에 필요한 유일한 재원이라는 것, 즉 이 사건 잔여재산을 분배하면 소외 조합의 이 사건 채권 변제가 현저히 곤란해진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소외 조합은 이 사건 결의 당시 원고에 대한 채무 외에는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지 않았고 이 사건 채권을 변제하기에 충분한 잔여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바, 이 사건 잔여재산의 분배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소외 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채권을 충분히 회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의 소외 조합에 대한 공사대금 359,000,000원’에 대하여 피고별 지분비율로 계산한 돈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에게, 피고 1은 861,600원(= 359,000,000원 × 피고 1 지분비율 0.24%), 피고 2는 969,300원(= 359,000,000원 × 피고 2 지분비율 0.27%), 피고 3은 789,800원(= 359,000,000원 × 피고 3 지분비율 0.22%)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피고들이 이 사건 잔여재산을 분배받은 날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5. 3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3. 5.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소취하로 실효된 부분 제외)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들에 대하여 위 인용금액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