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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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정신질환과 이후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인정 기준
- 민사상 인과관계 판단에서 의학적·자연과학적 증명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의 관계
-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발병한 정신분열증이 자살의 원인으로 추단될 수 있는지 여부
- 퇴소 후 약 5년 6개월이 지난 뒤 발생한 자살에 대해서도 국가배상책임 범위에 포함할 수 있는지 여부
- 이 사건 계엄포고의 적용·집행으로 입은 손해에 대한 국가배상책임 인정 여부
- 국가의 단기소멸시효 항변 및 보상금 공제 주장의 당부
판례 포인트
- 민사상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될 필요가 없고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 유무로 판단한다.
-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질환이 발생하고 그 정신질환으로 인식능력·행위선택능력·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살한 것으로 추단되면 정신질환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 자살 시점이 불법행위 또는 퇴소일로부터 상당 기간 경과한 뒤라는 사정만으로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는 취지이다.
- 피해자가 불법행위 전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였는지, 퇴소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는지, 다른 자살 원인이나 동기가 확인되는지 등이 상당인과관계 판단 요소로 고려되었다.
- 원심이 정신질환 발병은 인정하면서도 자살과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것은 법리오해, 심리미진, 자유심증주의 한계 일탈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 이 사건 계엄포고의 적용·집행으로 불법체포·구금된 당사자와 가족의 정신적 고통에 관하여 국가배상법상 배상책임이 인정되었다.
- 피고의 단기소멸시효 항변 및 보상금 공제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주 묻는 질문
삼청교육대 퇴소 후 정신분열증을 앓다 자살한 경우 국가배상에서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했고, 그 정신질환으로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등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른 것으로 추단되면 정신질환과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삼청교육대 퇴소 직후부터 약 5년 6개월 동안 정신질환 치료를 받았고, 다른 자살 원인이나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민사 손해배상 사건에서 질병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나요?
대법원은 민사 분쟁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질병과 사망 사이의 관계도 의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삼청교육대 퇴소 후 5년 6개월이 지나 자살했어도 국가 불법행위와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볼 수 있나요?
대법원은 피해자가 삼청교육대 퇴소일로부터 약 5년 6개월 후 자살했다는 사정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퇴소 직후부터 자살 전까지 정신분열증 등으로 계속 치료를 받았고 호전되지 않았으며, 정신질환 외에 다른 자살 원인이나 동기를 찾기 어려운 점이 중요하게 판단되었습니다.
삼청교육대 피해자의 유족 위자료 청구에서 원심판결은 왜 파기되었나요?
원심은 피해자가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했다고 볼 수는 있지만, 그 정신분열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정신질환과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할 여지가 있는데도 원심이 이를 충분히 심리하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 10, 11, 12, 13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환송했습니다.
삼청교육대 입소 전 건강상태와 퇴소 후 치료 경과는 인과관계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대법원은 피해자가 삼청교육대 입소 전 통신케이블공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했고 건강상태도 비교적 양호했다는 점을 보았습니다. 반면 퇴소 직후부터 환청, 환시, 충동적 행동 등 정신분열증 증세로 진료와 입원 치료를 받았고, 자살 전까지 장기간 호전되지 않았다는 점이 인과관계 판단의 중요한 사정이 되었습니다.
국가는 삼청교육대 관련 불법체포·구금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하나요?
원심은 계엄포고의 적용·집행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수긍했습니다. 피고 대한민국의 불법행위로 불법체포·구금된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른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 판결에서 대한민국의 단기소멸시효 항변과 보상금 공제 주장은 받아들여졌나요?
원심은 피고 대한민국의 단기소멸시효 항변과 보상금 공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고 보아, 이 부분에 관한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판결 내용
손해배상(기)
【판시사항】
[1]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른 것으로 추단되는 경우, 정신질환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적극)
[2] 삼청교육대 퇴소 후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자살한 甲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이 삼청교육대 퇴소일로부터 약 5년 6개월이 지난 후 자살하였다고 하더라도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였고 그러한 정신분열증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족들의 위자료 청구 중 일부만 인용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민사 분쟁에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이므로, 그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질병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한다.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그 정신질환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삼청교육대 퇴소 후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자살한 甲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甲이 삼청교육대 입소 전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었고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하였으나, 삼청교육대 퇴소 직후부터 자살에 이를 때까지 약 5년 6개월 동안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여러 차례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甲이 정신분열증 등을 이유로 정신요양원 입원 중 자살하였는데 그에게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 이외에 자살에 이르게 될 다른 원인이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甲이 삼청교육대 퇴소일로부터 약 5년 6개월이 지난 후 자살하였다고 하더라도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였고 그러한 정신분열증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여지가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보아 유족들의 위자료 청구 중 일부만 인용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50조, 제751조
[2] 민법 제750조, 제751조
【전문】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21인 (소송대리인 동화 법무법인 담당변호사 이정일 외 2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23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명문 담당변호사 김가현 외 4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대한민국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5. 4. 24. 선고 2024나2061118 판결
【주 문】
원심판결 중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의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1은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였다고 추단할 수 있으나, 나아가 그 정신분열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 원고들의 위자료 청구 중 일부만을 인용하였다.
나. 대법원판단
1) 민사 분쟁에서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인과관계가 아니라 사회적·법적 인과관계이므로, 그 인과관계가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생한 질병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로써 판단되어야 한다.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이 발생하였고, 그러한 정신질환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수 있는 때에는 그 정신질환과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2)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삼청교육대 입소 전 소외 1은 통신케이블공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었고, 건강상태도 비교적 양호하였다.
나) 소외 1은 1980. 8.경 부산 동부경찰서에 연행되었고, 그 후 육군 제2637부대에서 삼청교육대 순화교육을 받았으며, 1980. 10. 5.경 이전에 삼청교육대를 퇴소하였다. 육군 제1725 삼청근로봉사대 대위 소외 2는 1980. 10. 22. 소외 1에게 ‘귀하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이곳 지휘관을 비롯하여 조교들에 이르기까지 귀하의 건강을 몹시 걱정하고 있습니다.’는 내용의 편지(갑 제20호증의 2, 6쪽)를 발송한 적이 있다.
다) 소외 1은 삼청교육대 퇴소 후인 1980. 10. 5.경부터 1981. 1. 12.경까지 부산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1980. 12. 5. 그 병원에서 ‘질병 또는 부상명: 정신분열증’이라고 기재된 소견서를 발급받았는데, 이 소견서에는 ‘현재 소외 1이 환청, 환시 등으로 충동적, 공격적 행동과 사고의 장애 등 정신분열증 증세로 현재 입원 치료 중에 있고 향후 장기간 치료를 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다.
라) 소외 1은 1981. 7. 8.부터 1982. 1. 2.까지와 1982. 3. 8.부터 1982. 6. 10.까지 정신분열 등의 질환으로 ‘소외 3 신경정신과의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고, 1982. 6. 26. 그 병원에서 진단서를 발급받았는데, 이 진단서에도 병명이 ‘정신분열증 망상형’으로 기재되어 있다.
마) 소외 1은 1983. 8.경 부산시 동래구 ○○동에 있는 ‘△△정신요양원’에 입원하여 치료받던 중 1986. 2. 19. 02:30경 환기창 철책에 자신의 상의 옷고름으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되었다.
바) 부산일보의 1986. 2. 19. 자 신문기사에는, 소외 1이 ‘1983. 8.경 우울증세로 △△정신요양원에 입원하였고, 최근 병세가 더욱 악화되자 이를 비관해 왔다고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사) 소외 1의 형 원고 11은 2022. 8. 24. 과거사정리위원회를 상대로 진실규명결정에 이의신청을 하였는데, 이의신청서에 ‘원고 11이 1980. 10.경 삼청교육대에서 퇴소한 소외 1을 인도받았을 당시, 소외 1은 어깨 아래 양팔과 손목, 허벅지, 발목 여덟 군데에 철사줄에 묶여 고문받은 흔적이 있었고, 손, 팔과 가슴에 전기고문 등 불에 찢긴 흔적이 있었으며, 온몸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고 기재되어 있다.
3) 이러한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소외 1은 삼청교육대 입소 전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고 있었고 건강상태는 비교적 양호하였으나, 삼청교육대 퇴소 직후부터 자살에 이를 때까지 약 5년 6개월 동안 정신분열증 등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여러 차례 통원 및 입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호전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소외 1은 정신분열증 등을 이유로 △△정신요양원에 입원 중이던 1986. 2. 19. 자살하였는데, 소외 1에게 정신분열증 등의 정신질환 이외에 자살에 이르게 될 다른 원인이나 동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소외 1이 삼청교육대 퇴소일로부터 약 5년 6개월이 지난 후 자살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소외 1은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였고 그러한 정신분열증으로 인하여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 또는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정신장애 상태에 빠져 자살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추단할 여지가 있다.
4)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 1이 삼청교육대 순화교육 등으로 생긴 정신분열증으로 자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의 위자료 청구 중 일부만을 인용하였다. 원심판단에는 국가의 불법행위로 발병한 정신질환과 자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논리와 경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계엄포고의 적용·집행으로 개별 국민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고, 피고의 불법행위로 불법체포·구금된 당사자와 그 가족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단기소멸시효 항변 및 보상금 공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단기소멸시효 및 보상금 공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의 원고 10, 원고 11, 원고 12, 원고 13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 대한 상고로 인한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