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정리된 사실관계가 없습니다.
판단 결과
자
핵심 쟁점
- 체포·구속되지 않은 불구속 피의자 및 피고인에게도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실질적 보장을 위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 상담 내용의 비밀보장이 필요한지 여부
- 영장에 의한 압수에서도 헌법상 비례원칙과 필요 최소한 원칙이 적용되는지 여부
-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법률상담 서류나 전자자료에 대한 압수가 허용되는지 여부
-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의 판단 기준
- 별개 사건 수사 과정에서 선행사건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 의사교환 자료를 압수한 처분의 위법 여부
판례 포인트
- 불구속 피의자·피고인도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와 적법절차원칙에 따라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판시하였다.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는 접견·상담 기회 보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 내용에 대한 완전한 비밀보장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 형사사건에 관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법률자문 서류 등은 원칙적으로 압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아 방어권 보호 범위를 분명히 하였다.
-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되려면 피의자·피고인의 승낙, 변호인의 공범관계 또는 범죄·위법행위 관여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어야 하고, 이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 중대한 공익상 필요 판단에서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와 중요성, 압수로 인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침해 정도를 종합 고려하여야 한다.
- 원심의 논리 전개에는 다소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보면서도, 대상자료 압수가 위법하다는 결론 자체는 유지하였다.
- 선행사건 항소심 계속 중 별개 사건 영장으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 자료를 압수한 경위와 시기를 고려하여 권리 침해가 중대하다고 평가하였다.
자주 묻는 질문
불구속 피의자나 피고인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체포·구속된 사람뿐 아니라 불구속 피의자와 피고인에게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헌법상 법치국가원리와 적법절차원칙에 따라 당연히 보장되는 권리라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이 권리가 공정한 형사절차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 요청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피의자와 변호인 사이의 법률자문이나 상담 내용도 비밀로 보장되나요?
대법원은 변호인의 조력을 실질적으로 받으려면 접견이나 상담 자체뿐 아니라 그 내용의 비밀도 완전히 보장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비밀보장이 흔들리면 피의자나 피고인이 변호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고, 방어권 행사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법률자문이나 법률상담이 담긴 자료는 특별한 보호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사건에서 변호인과 주고받은 의견서·이메일 같은 법률자문 자료는 압수할 수 있나요?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서 생성된 형사사건 관련 법률자문 서류나 자료, 물건에 대한 압수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런 자료에는 방어권 행사 방법이나 사건 관련 비밀이 포함될 가능성이 커서, 제한 없는 압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구체적 사정에 따라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변호인 관련 법률자문 자료 압수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언제인가요?
대법원은 피의자·피고인이 그 압수를 승낙한 경우나, 변호인이 피의자·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범죄 또는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런 예외는 넓게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판단되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결국 단순히 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법률자문 자료 압수에서 말하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는 어떻게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와 중요성, 압수로 인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얼마나 침해되는지 등을 종합해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정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권리 침해를 정당화할 만큼 필요성이 큰지가 중요합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4모730에서 변호인과 주고받은 이메일 등의 압수가 왜 위법하다고 봤나요?
이 사건에서 압수된 자료에는 선행사건의 변호인인 법무법인과 준항고인들 사이에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피고인신문사항, 반대신문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이 자료들이 범죄사실 증명을 위해 반드시 취득해야 할 정도의 중대한 증거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변호인이 공범이라고 볼 사정도 찾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압수 경위와 시기, 자료의 성격을 보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침해는 중대하다고 보아 해당 압수를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영장으로 압수수색을 해도 변호인 조력권과 비례원칙을 지켜야 하나요?
대법원은 강제수사는 범죄수사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영장에 의한 압수에도 헌법상 비례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영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의 법률자문 자료를 제한 없이 압수할 수는 없다는 취지입니다. 특히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판결 내용
압수수색검증처분일부취소결정에대한재항고[불구속 피의자 및 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의사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 등이 기재되니 서류나 자료 또는 물건에 대한 압수가 문제 된 사건]
【판시사항】
체포·구속된 사람뿐만 아니라 불구속 피의자 및 피고인의 경우에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행사하려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의 접견 등을 통한 조언과 상담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하여도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영장에 의한 압수에서도 헌법상 비례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법리는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의사교환 등을 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 등이 기재된 서류나 자료 또는 물건 등에 대한 압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위와 같은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허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되는 경우인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판결요지】
헌법 제12조 제4항 및 제12조 제5항 제1문은 형사절차에서 체포·구속된 사람이 가지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고, 체포·구속된 사람뿐만 아니라 불구속 피의자 및 피고인의 경우에도 헌법상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인정된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보장은 피의자·피고인과 국가권력 사이의 실질적 대등을 이루고 이로써 공정한 형사절차를 실현하기 위한 헌법적 요청이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행사하려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사이의 접견 등을 통한 조언과 상담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하여도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어야 한다. 피의자·피고인이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없거나 그 내용에 대하여 비밀이 보장되지 아니하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행사는 불가능하거나 간과될 수 있고, 나아가 잘못 행사되어 결과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자체의 존재 의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제수사는 범죄수사 목적을 위하여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고(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단서), 영장에 의한 압수에서도 헌법상 비례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의사교환 등을 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 등이 기재된 서류나 자료 또는 물건 등(이하 ‘법률자문 서류 등’이라 한다)에 대한 압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즉,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제한 없이 허용된다면 피의자·피고인의 비밀이 완전히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비밀보장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피의자·피고인이 해당 사건에 관하여 변호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결국 피의자·피고인이 변호인으로부터 실질적으로 충분히 조력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법률자문 서류 등에는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방법이나 내용 등 사건에 관한 비밀에 속하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아무런 제한 없이 그에 대한 압수가 허용될 경우 그 자체로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이 현저히 침해될 소지가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은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에 대하여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제34조), 변호사 등이 그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으며(제112조 본문, 제219조),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제149조 본문),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의 비밀을 일정한 범위에서 보호하고 있다.
위와 같이 헌법에서 천명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목적과 실천적 의의 및 그 구체적 구현을 위한 ‘비밀보장’의 중요성,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범위 등에 관하여 명문으로 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다만 피의자·피고인이 피압수자인 변호인에 대한 법률자문 서류 등의 압수를 승낙한 경우, 변호인이 피의자·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피의자·피고인의 범죄 기타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허용된다.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 및 중요성, 압수로 인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침해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수사기관이 위와 같은 법률자문 서류 등을 압수하는 행위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여 위법한 압수가 된다.
【참조조문】
헌법 제12조 제4항, 제5항, 형사소송법 제34조, 제112조, 제149조, 제199조 제1항, 제219조
【참조판례】
대법원 2004. 3. 23. 자 2003모126 결정(공2004상, 839),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35450 판결, 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전원재판부 결정(헌집4, 51), 헌법재판소 2004. 9. 23. 선고 2000헌마138 전원재판부 결정(헌공97, 1032), 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마503 전원재판부 결정(헌공254, 1199)
【전문】
【준항고인】
○○○자산운용 주식회사 외 3인
【재항고인】
준항고인들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광장 담당변호사 양선영 외 3인
【원심결정】
서울남부지법 2024. 2. 23. 자 2023보4 결정
【주 문】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 유】
재항고이유를 판단한다.
1. 준항고인들의 재항고에 대하여
준항고인들은 재항고장에 아무런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고 재항고이유서도 제출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심결정 중 준항고를 기각한 부분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 위반의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재항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안의 개요
다음과 같은 사실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이 법원에 현저하다.
1) 준항고인 2는 2016. 11. 10.경 집합투자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준항고인 ○○○자산운용 주식회사(이하 ‘준항고인 1 회사’라 한다)를 설립한 이래 준항고인 1 회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고, 준항고인 1 회사는 금융투자상품인 집합투자기구(펀드)를 판매하는 회사이다. 준항고인 3과 준항고인 4는 준항고인 1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다.
2) 준항고인들은 2021. 5.경부터 부실 펀드 판매와 관련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경제범죄법’이라 한다) 위반(사기) 등으로 수사받았고, 2022. 7. 4.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합259호로 기소되었다(이하 위 형사사건을 ‘선행사건’이라 한다). 위 법원은 2022. 12. 30. 준항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는 2023. 1. 4. 그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23노212호로 항소하였다. 항소심법원은 2024. 2. 2. 공소장변경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직권 파기하고 준항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고, 이에 검사가 대법원 2024도3248호로 상고하였으나 2025. 1. 9. 상고기각되었다.
3) 수사기관은 선행사건의 항소심 계속 중이던 2023. 7. 5.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로부터 선행사건의 범죄사실과 별개인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 등) 등을 혐의사실로 하여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을 발부받았다.
4) 수사기관은 2023. 7. 6. 및 2023. 7. 7. 이 사건 영장에 기하여 준항고인 1 회사 사무실 등에서 준항고인 2, 준항고인 3, 준항고인 4의 휴대전화 또는 휴대전화 전자정보, 준항고인 1 회사의 전자정보 저장장치, 컴퓨터 전자정보 등을 취득·압수하고, 이후 선별절차를 거쳐 약 12만 개의 이메일 등을 증거물로 압수하였다(이하 ‘이 사건 압수처분’이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압수처분으로 압수된 이메일 등에는 선행사건 제1심 및 항소심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이하 ‘이 사건 법무법인’이라 한다)과 준항고인들 사이에 주고받은 의견서, 진술서, 피고인신문사항, 반대신문사항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 등으로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압수된 전자정보 가운데 이 사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수신인 또는 발신인인 메시지 및 전자메일, 이 사건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작성의 문서 자료(이하 ‘이 사건 대상자료’라 한다) 부분을 취소하였다.
1) 의뢰인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대하여는 변호인이나 의뢰인이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다.
2) 이 사건 압수처분에 의하여 압수된 자료들 중에는 준항고인들이 선행사건 등의 수사 및 재판에 이 사건 법무법인을 변호인으로 선임하여 대응하는 과정에서 그 소속 변호사들과 주고받은 이 사건 대상자료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는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해당한다.
3) 의뢰인인 준항고인들과 변호인들이 위 자료들의 압수를 허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의를 제기하였으며, 변호인들이 준항고인들의 이 사건 영장 기재 범죄혐의사실의 공범에 해당한다는 점이 소명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이 사건 대상자료 부분은 준항고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법하다.
5) 이 사건 법무법인 관련 자료들 중에 선행사건과 관련 없는 이전의 자료들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대상자료 일체가 이 사건 영장이 허용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헌법 제12조 제4항 및 제12조 제5항 제1문은 형사절차에서 체포·구속된 사람이 가지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헌법상 기본권으로 명시하고 있고, 체포·구속된 사람뿐만 아니라 불구속 피의자 및 피고인의 경우에도 헌법상 법치국가원리, 적법절차원칙에 의하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당연히 인정된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보장은 피의자·피고인과 국가권력 사이의 실질적 대등을 이루고 이로써 공정한 형사절차를 실현하기 위한 헌법적 요청이다(헌법재판소 2017. 11. 30. 선고 2016헌마503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35450 판결 참조).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충분히 행사하려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 사이의 접견 등을 통한 조언과 상담이 보장될 뿐만 아니라 그 내용에 대하여도 비밀이 완전히 보장되어야 한다. 피의자·피고인이 변호인의 조언과 상담을 구할 수 없거나 그 내용에 대하여 비밀이 보장되지 아니하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행사는 불가능하거나 간과될 수 있고, 나아가 잘못 행사되어 결과적으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자체의 존재 의의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헌법재판소 1992. 1. 28. 선고 91헌마111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04. 9. 23. 선고 2000헌마138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또한 강제수사는 범죄수사 목적을 위하여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고(형사소송법 제199조 제1항 단서), 영장에 의한 압수에서도 헌법상 비례원칙 등이 준수되어야 한다(대법원 2004. 3. 23. 자 2003모126 결정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의사교환 등을 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 등이 기재된 서류나 자료 또는 물건 등(이하 ‘법률자문 서류 등’이라 한다)에 대한 압수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즉,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제한 없이 허용된다면 피의자·피고인의 비밀이 완전히 보장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비밀보장에 대한 신뢰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피의자·피고인이 해당 사건에 관하여 변호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주저하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결국 피의자·피고인이 변호인으로부터 실질적으로 충분히 조력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게다가 법률자문 서류 등에는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의 방법이나 내용 등 사건에 관한 비밀에 속하는 정보가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아무런 제한 없이 그에 대한 압수가 허용될 경우 그 자체로 피의자·피고인의 방어권이 현저히 침해될 소지가 있다.
한편 형사소송법은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사람에 대하여 신체구속을 당한 피고인 또는 피의자와 접견하고 서류 또는 물건을 수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제34조), 변호사 등이 그 업무상 위탁을 받아 소지 또는 보관하는 물건으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압수를 거부할 수 있으며(제112조 본문, 제219조), 그 업무상 위탁을 받은 관계로 알게 된 사실로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은 증언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제149조 본문),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법률자문 또는 법률상담의 비밀을 일정한 범위에서 보호하고 있다.
위와 같이 헌법에서 천명하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목적과 실천적 의의 및 그 구체적 구현을 위한 ‘비밀보장’의 중요성,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비밀보호 범위 등에 관하여 명문으로 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피의자·피고인과 변호인 사이에 생성된 형사사건에 관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 다만 피의자·피고인이 피압수자인 변호인에 대한 법률자문 서류 등의 압수를 승낙한 경우, 변호인이 피의자·피고인과 공범관계에 있거나 피의자·피고인의 범죄 기타 위법행위에 관여한 경우 등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법률자문 서류 등에 대한 압수가 허용된다.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지 여부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 압수물의 증거가치 및 중요성, 압수로 인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침해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예외적으로 압수가 허용되는 경우가 아님에도 수사기관이 위와 같은 법률자문 서류 등을 압수하는 행위는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여 위법한 압수가 된다.
2)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검사의 재항고이유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영장은 준항고인들에 대한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수재 등) 등을 범죄혐의사실로 하여 발부되었는데, 그 범죄혐의가 가볍지 아니하고 범죄혐의사실이 소명되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영장 집행으로 압수된 ‘선행사건에서 변호인인 이 사건 법무법인과 피고인인 준항고인들 사이의 의사교환 등의 과정에서 생성된 이 사건 대상자료’가 그러한 범죄사실 증명을 위하여 반드시 취득이 필요할 정도로 중대한 증거가치가 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이 사건 법무법인의 소속 변호사가 준항고인들의 이 사건 영장 범죄사실의 범행에 공범으로 가담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나) 그럼에도 수사기관은 선행사건 항소심 계속 중에 그와 별개의 사건으로 이 사건 영장을 발부받아 이 사건 대상자료를 압수하였다. 그러한 압수의 경위 및 시기, 이 사건 대상자료의 성격 등을 감안해 보면, 이 사건 대상자료 압수로 인해 준항고인들의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은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수사기관의 이 사건 대상자료에 대한 압수는 준항고인들의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의 침해를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범죄 수사를 위하여 그 압수가 부득이하거나 필수불가결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이 사건 대상자료에 대한 부분은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여 위법한 압수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이 사건 대상자료 부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3) 원심이 위에서 본 법리에 따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이 사건 대상자료 부분이 준항고인들의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은 다소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압수처분 중 이 사건 대상자료 부분이 위법하다는 원심의 결론은 타당하다. 결국 원심결정에 재판에 영향을 미친 헌법·법률·명령 또는 규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