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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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 결과
선고
핵심 쟁점
- 하도급법상 고발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 구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대해 행정법 일반원칙상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기준과 증명책임
- 본공사에 관하여 작업 시작 전 법정사항이 기재된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행위가 서면발급의무 위반인지 여부
- 수정추가공사의 빈번성, 신속한 조치 필요성, 범위·내용의 불확정이 서면 미발급의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 여부
-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과 3% 이내 미정산 약정이 하도급법상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의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의 의미와 낮은 단가 판단 기준
-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의 능률 비교만으로 수정추가공사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판례 포인트
- 2010. 1. 25. 개정 후 구 하도급법 제3조는 정당한 사유 유무와 무관하게 서면발급의무를 원칙적으로 부과하고, 일부 기재사항 누락만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구조로 보아야 한다.
- 서면 자체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의 행정법 일반원칙상 정당한 사유는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의 일부 사항 기재 누락에 관한 정당한 사유보다 엄격하게 인정된다.
-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대한 정당한 사유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증명해야 한다.
- 수정추가공사가 빈번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거나 정확한 범위·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서면 미발급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 위탁시점에 일부 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알려진 사항을 적고, 미정 사유와 예정기일을 기재하는 방식으로 서면발급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
-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작업에 착수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사업자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고, 원사업자가 사전 방지 절차 등 필요한 노력을 다한 예외적 경우에 한정될 수 있다.
- 하도급대금의 단가가 낮은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지로 판단하며, 종전 거래, 비교 대상 거래의 대가 수준과 편차, 시점·방식·규모·기간, 사업자 지위와 규모, 물가 등 시장 상황을 종합해 인정한다.
자주 묻는 질문
하도급 서면을 아예 발급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사유는 어떻게 인정되나요?
대법원은 구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에서 정당한 사유는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서면 일부 사항을 빠뜨릴 수 있는 정당한 사유보다, 서면 자체를 발급하지 않은 데 대한 정당한 사유는 더 엄격하게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그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수정추가공사가 자주 발생한다는 이유만으로 하도급 서면을 발급하지 않아도 되나요?
대법원은 수정추가공사가 빈번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정만으로 서면을 아예 발급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공사의 정확한 범위나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알려진 사항만 적은 서면을 먼저 발급하고 미정 사항의 이유와 예정기일을 기재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실제 공사 위탁이 없고 상생협력 차원에서 대금을 추가 지급한 경우에는 서면발급의무 자체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먼저 작업을 시작하면 원사업자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이 정당화되나요?
대법원은 단순히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작업에 착수했다는 사정만으로 원사업자에게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원사업자가 사전 통지 요구 등 구체적인 업무절차를 갖추고, 서면발급의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했는데도 예외적으로 작업이 먼저 시작된 경우에 한해 정당한 사유가 문제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하도급법 위반 고발은 항고소송으로 취소를 구할 수 있나요?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은 수사의 단서에 불과하다고 본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고발 자체가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처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고발 취소를 구하는 소는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도급대금을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로 결정했다는 것은 어떤 경우를 말하나요?
대법원은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수급사업자의 실질적인 동의나 승낙 없이 낮은 단가로 하도급대금을 정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가가 낮은지는 같거나 유사한 위탁 목적물 등에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이 판단은 종전 거래, 비교 대상 거래, 거래 시점과 규모, 시장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해 이루어집니다.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의 능률 차이만으로 수정추가공사 대금이 낮다고 볼 수 있나요?
대법원은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의 능률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수정추가공사의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지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는 규모, 범위, 유형, 난이도가 다르고 프로젝트별·공종별 비율과 수급사업자별 능률도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단순한 능률 차이가 곧 부당하게 낮은 대금 결정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하도급계약에서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은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나요?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이 부당한 특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수급사업자가 하도급계약상 채무 외에 추가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고, 영세한 수급사업자의 경우 대표이사 보증의 현실적 필요성도 있으며, 당시 관련 법령에 이를 직접 금지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는 점이 고려되었습니다.
총계약금액의 3% 이내 변동을 정산하지 않는 약정은 부당한 특약인가요?
대법원은 이 사건 3% 이내 미정산 약정이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한다고 본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선박 또는 해양플랜트 건조 공사에서는 수정추가공사가 매우 빈번하고 규모도 상당해, 실제로는 증가한 공사대금이 총계약금액의 3% 이내이면 이를 지급하지 않는 효과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일부 처분사유가 위법해도 하도급 시정명령은 유지될 수 있나요?
대법원은 행정처분에서 여러 처분사유 중 일부가 적법하지 않더라도 다른 처분사유로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면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적어도 본공사에 관한 서면발급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대법원 2021두49208 판결의 결론은 무엇인가요?
대법원은 2024년 11월 28일 선고한 2021두49208 판결에서 원고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서면발급의무, 부당특약,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고발의 처분성 등 여러 쟁점에 대해 원심 결론을 유지했습니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상고 부분은 원고가, 피고의 상고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판결 내용
시정명령등취소[「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서면발급의무 위반 등이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데에 대한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는 발급된 서면의 일부 사항 기재 누락에 관한 같은 조 제3항에서 구체적으로 정한 정당한 사유보다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및 이때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의 소재(=이를 주장하는 원고)
[2]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제5호에서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행위로 정한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의 의미 / 이때 ‘단가가 낮은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및 그 기준인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의 수준을 인정하는 방법
【판결요지】
[1]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은 원사업자로 하여금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같은 조 제2항의 사항을 적은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위탁에 따른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발급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0. 1. 25. 개정된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6. 12. 20. 법률 제144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에서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위와 같은 서면발급의무의 일반적 면제 사유인 ‘정당한 사유’ 기재 부분이 삭제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위탁시점에 확정하기 곤란한 사항에 대하여는 재해·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를 하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항을 적지 아니한 서면을 발급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 신설됨으로써 발급된 서면의 일부 사항에 대한 기재를 누락할 수 있는 예외적 면제 사유인 정당한 사유만이 규정되었다.
위와 같이 2010. 1. 25. 개정된 구 하도급법 제3조는 정당한 사유 유무를 불문하고 서면발급의무를 원칙적으로 부과하고 있고, 단지 서면에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 중 일부에 대한 기재의무를 예외적으로 면제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구 하도급법 제3조의 개정경위와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구 하도급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데에 대한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는 발급된 서면의 일부 사항 기재 누락에 관한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에서 구체적으로 정한 정당한 사유보다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
[2]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제5호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보는 원사업자의 행위로,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이는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하여 수급사업자의 실질적인 동의나 승낙이 없음에도 단가 등을 낮게 정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단가가 낮은지 여부’는 위탁 목적물 등과 같거나 유사한 것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의 수준은, 문제가 된 행위 당사자들 사이에 있었던 종전 거래의 내용, 비교의 대상이 되는 다른 거래들(이하 ‘비교 대상 거래’라고 한다)에서 형성된 대가 수준의 정도와 편차, 비교 대상 거래의 시점, 방식, 규모, 기간과 비교 대상 거래 사업자들의 시장에서의 지위나 사업규모, 거래 당시의 물가 등 시장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여 인정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6. 12. 20. 법률 제144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3항(현행 제3조 제6항 참조)
[2]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 제5호
【참조판례】
[1] 대법원 1976. 9. 14. 선고 75누255 판결(공1976, 9371),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 / [2] 대법원 2017. 12. 7. 선고 2016두35540 판결(공2018상, 197),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5두38252 판결
【전문】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 주식회사(변경 전 상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시규 외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세경 외 2인)
【피고보조참가인】
피고보조참가인 1 외 1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1. 7. 21. 선고 2019누39866 판결
【주 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피고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 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는 원심 판시 서면발급의무 위반행위, 부당한 특약 설정행위(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 및 3% 이내 미정산 약정),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가 각각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6. 12. 20. 법률 제14456호로 개정되어 2017. 3. 21.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하도급법’이라 하고, 현행 법률은 ‘하도급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 제4조 제2항 제5호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2019. 2. 28. 원고에 대하여 원심 판시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같은 날 원고의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가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를 고발할 것을 결정한 뒤 원고를 고발(이하 ‘이 사건 고발’이라 한다)하였다.
2. 이 사건 고발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의 적법 여부(원고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이 사건 고발의 경우 수사의 단서에 불과할 뿐 그 자체로 국민의 권리의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점 등을 이유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고발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각하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하도급법상 고발의 처분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서면발급의무 위반행위(원고 제2 상고이유, 피고 제1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까지 부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76. 9. 14. 선고 75누255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0두6700 판결 등 참조).
이와 관련하여, 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2010. 1. 25. 법률 제99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은 원사업자로 하여금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같은 조 제2항의 사항을 적은 서면을 수급사업자가 위탁에 따른 작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발급하도록 규정하였다. 그런데 2010. 1. 25. 개정된 구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에서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위와 같은 서면발급의무의 일반적 면제 사유인 ‘정당한 사유’ 기재 부분이 삭제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위탁시점에 확정하기 곤란한 사항에 대하여는 재해·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를 하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해당 사항을 적지 아니한 서면을 발급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 신설됨으로써 발급된 서면의 일부 사항에 대한 기재를 누락할 수 있는 예외적 면제 사유인 정당한 사유만이 규정되었다.
위와 같이 2010. 1. 25. 개정된 구 하도급법 제3조는 정당한 사유 유무를 불문하고 서면발급의무를 원칙적으로 부과하고 있고, 단지 서면에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 중 일부에 대한 기재의무를 예외적으로 면제하고 있을 뿐이다. 이와 같은 구 하도급법 제3조의 개정경위와 수급사업자를 보호하고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구 하도급법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하도급법 제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데에 대한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는 발급된 서면의 일부 사항 기재 누락에 관한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이 구체적으로 정한 정당한 사유보다 엄격하게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행정법 일반원칙상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판단
1) 본공사 관련
가) 원심은, 원고가 원심 판시 이 사건 수급사업자들에게 하도급을 하면서 수급사업자들이 위탁에 따른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구 하도급법이 정한 법정사항이 기재된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않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사전에 계약내용을 명백히 함으로써 거래사항이 불분명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수급사업자들의 불이익을 방지하고 당사자 간 사후 분쟁의 발생을 막으려는 구 하도급법의 입법 취지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문제 된 본공사 부분에 관하여 구 하도급법 제3조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나)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서면발급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수정추가공사 관련
가) 원심은 원고가 수정추가공사 전부에 대하여 사전에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아니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1) 앞서 본 것과 같이 2010. 1. 25. 개정된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은 ‘재해·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를 하는 경우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서면발급의무를 면제하지 않고 있으므로, 서면발급의무 자체가 면제되기 위한 정당한 사유는 재해·사고로 인하여 긴급하게 복구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보다 엄격한 상황에서 인정되어야 한다.
(2) 원심이 수정추가공사의 경우 사전에 계약서면을 발급하지 아니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이유는 선박 또는 해양플랜트 건조 업무의 특성상 수정추가공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이에 대하여 신속하게 조치할 필요성이 있으며, 당사자들도 수정추가공사의 발생 여부와 내용 등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재해·사고로 인한 긴급복구공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서면발급의무 자체가 면제되지 않는데, 단순히 수정추가공사가 빈번히 발생하고 그에 대한 조치가 신속히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서면을 아예 발급하지 않은 위반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당사자들이 수정추가공사의 발생 여부와 내용 등을 정확하게 알기 어려웠다면, 구 하도급법 제3조 제3항을 준용하여 우선 당사자들에게 알려진 사항만을 기재한 서면을 발급하면서 해당 사항을 정하지 않은 이유와 그 사항을 정하게 되는 예정기일을 서면에 기재함으로써 구 하도급법 제3조에서 정한 서면발급의무를 다할 수 있었다. 따라서 단순히 수정추가공사의 정확한 범위나 내용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한편 원고는 이 사건에서 수급사업자가 다양한 원인으로 임의로 작업에 착수하는 경우 원고가 사전에 서면을 발급할 수 없었으므로,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면발급의무 위반의 정당한 사유를 엄격하게 인정하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수급사업자로 하여금 수정추가공사가 발생하는 즉시 원고에게 통지하도록 요구하는 등 서면 발급 전 수급사업자의 임의적인 작업 착수를 방지하기 위한 구체적인 업무절차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작업에 착수하였고, 원고가 이를 사후에 인지한 즉시 서면을 발급하였다는 등 서면발급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다하였음에도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서면발급 전에 작업에 착수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사전에 서면을 발급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단순히 수급사업자가 임의로 작업에 착수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원사업자인 원고에게 서면발급의무 위반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나) 다만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구 하도급법 제3조 위반으로 인정된 수정추가공사 중 일부는 수급사업자들의 기성실적이 저조하여 원고의 생산부서가 상생협력 차원에서 대금을 추가로 지급한 경우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와 같은 경우는 원고가 수급사업자들에게 실제로 공사를 위탁하였다고 볼 수 없어서 원고에게 서면발급의무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위 경우에는 원고가 구 하도급법 제3조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수정추가공사에 대하여 구 하도급법 제3조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은 위 한도 내에서 타당할 뿐이고, 나머지 수정추가공사에 관하여 구 하도급법 제3조 위반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서면발급의무 위반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서면발급의무 위반과 관련한 처분의 적법성
가) 행정처분에 있어 수 개의 처분사유 중 일부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처분사유로써 그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1997. 5. 9. 선고 96누1184 판결 등 참조), 적어도 본공사에 관하여 시정명령의 사유가 인정되는 이상 원고의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대한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다.
나) 또한 원심은 서면발급의무 위반과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에 대하여 이루어진 과징금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하였는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부 수정추가공사에 대해서는 피고의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없고 소송상 나머지 위반행위를 기초로 한 과징금액을 산정하는 것은 어려우므로, 위 과징금납부명령을 모두 취소한 원심의 이 부분 결론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
다) 수정추가공사 전부에 대한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에 서면발급의무 위반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기는 하나, 서면발급의무 위반에 관한 시정명령이 적법하다고 보고, 과징금납부명령을 취소한 원심은 그 결론에 있어서는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이 부분 각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부당한 특약 설정행위(원고 제3 상고이유, 피고 제2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 관련
1) 원심은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으로 인하여 수급사업자가 원고와의 하도급계약으로 인한 채무 이외에 추가적으로 채무를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수급사업자의 자력이나 규모가 영세한 경우 대표이사가 수급사업자를 위하여 연대보증을 해야 할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다는 점, 위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 당시 하도급법 등 관련 법령에서 하도급거래에 있어 수급사업자 대표이사의 연대보증을 직접적으로 금지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대표이사 연대보증 약정이 하도급법 제3조의4 제1항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특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특약 설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3% 이내 미정산 약정 관련
1) 원심은, 3% 이내 미정산 약정은 총계약금액 기준 3% 이내의 금액 변동은 본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보아 이를 정산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선박 또는 해양플랜트 건조 공사의 경우 예상했던 범위를 벗어나 수정추가공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고 그 규모도 상당한바, 실제 발생한 공사대금이 총계약금액보다 감소되는 경우를 상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위 약정은 실질적으로 실제 발생한 공사대금이 총계약금액보다 증가하더라도 증가한 공사대금이 총계약금액의 3% 이내이면 증가된 공사대금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고, 이러한 약정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2)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특약 설정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피고 제3, 4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하도급법 제4조 제2항 제5호는 부당한 하도급대금의 결정으로 보는 원사업자의 행위로, ‘원사업자가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하여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들고 있다. 이는 원사업자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음을 기화로 하여 수급사업자의 실질적인 동의나 승낙이 없음에도 단가 등을 낮게 정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단가가 낮은지 여부’는 위탁 목적물 등과 같거나 유사한 것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의 수준은, 문제가 된 행위 당사자들 사이에 있었던 종전 거래의 내용, 비교의 대상이 되는 다른 거래들(이하 ‘비교 대상 거래’라고 한다)에서 형성된 대가 수준의 정도와 편차, 비교 대상 거래의 시점, 방식, 규모, 기간과 비교 대상 거래 사업자들의 시장에서의 지위나 사업규모, 거래 당시의 물가 등 시장 상황 등을 두루 고려하여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2. 7. 선고 2016두35540 판결, 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5두3825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은, 피고가 본공사의 능률과 비교하여 수정추가공사의 능률이 낮다는 것을 이유로 수정추가공사의 하도급대금이 낮은 수준이라고 판단하였으나,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는 그 규모, 범위, 유형, 난이도가 모두 다르고, 수급사업자들이 수행한 프로젝트별·공종별로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의 비율이 상이하며, 수급사업자별로도 능률이 상이하기 때문에 본공사와 수정추가공사의 능률을 비교하는 것만으로 수정추가공사의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은 수준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본공사의 능률에 비하여 수정추가공사의 능률이 낮다는 것이 곧 수정추가공사의 하도급대금이 일반적으로 지급되는 대가보다 낮게 결정된 것을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